D램 닮아가는 '태양광'..후발 한국업체 낄자리 있나?

  • 웅진코웨이 판 웅진,태양광 집중에 난관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글로벌 태양광시장에 규모의 경제를 갖춘 소수 선도업체 중심으로 시장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 대형 업체는 후미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투자·증설을 지속할 움직임이어서 후발업체들의 고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태양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30달러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중국과 대만에 위치한 대다수 소규모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들 업체는 공장을 일시 중단하거나 폐쇄했는데, 중국의 경우 작년 30개 이상의 업체가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두그룹에 속한 대형 업체들 역시 실적이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OCI의 경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66% 급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투자를 지속하면서 후발 업체들과의 격차를 계속 벌리는 중이다.

국내 OCI를 비롯해 햄록(Hemlock), 바커(Wacker) 등 해외 메이저들은 작년 시장 위기 속에도 증설을 감행했다. OCI는 2010년 연산 2만7000t에서 작년 4만2000t으로 생산규모를 늘렸으며, 햄록과 바커도 각각 1만t씩 키웠다.

이에 더해 OCI는 올해 6만2000t, 2013년 8만6000t까지 증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햄록과 바커도 기존 증설 계획을 수행하면 2013년에는 생산규모가 각각 6만7000t, 5만650t으로 커진다. 여기에 중국의 GCL도 2013년엔 6만5000t까지 증설해 선두그룹에 본격 가세한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후발업체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LG화학은 투자를 보류했으며, SK케미칼은 사업 추진을 포기했다.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은 투자계획을 고수하고 있지만 선두그룹과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은 모두 2013년 연산 1만t 규모로 시장에 진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에 1만t 이면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삼성과 한화가 향후 추가 투자를 얼마나 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력사업인 웅진코웨이를 팔면서까지 태양광 ‘올인’을 결정한 웅진그룹의 경우도 선두권 진입은 어려운 숙제다. 웅진폴리실리콘이 세운 올해 증설 계획은 7000t까지 늘리는 것이다. 2013년에는 1만7000t까지 늘린다지만 여전히 선두권과는 거리가 멀다.

웅진은 웅진코웨이를 팔아 투자금을 확충한다지만 이또한 만만치 않다. 웅진코웨이의 매각대금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8000억원 정도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안정화를 위해 쓰이고 남은 금액이 태양광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약 2000여억원 정도를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이 나눠쓰게 되는데, 한화케미칼이 1만t  공장 건설을 위해 약 1조원 정도를 투자하는 것을 보면 대규모 증설은 어려워 보인다.

한편 태양광 침체로 인한 재편 과정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등 모듈 가격이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이 30달러대의 보합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처럼 50~60달러대의 호황은 다시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