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소비심리 위축으로 백화점들이 어려움을 겪은 와중에도 명품 매출은 되레 늘었다.
실제 작년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3대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보다 19.8% 급증했다. 2009~2010년 명품 매출 신장률 12.4%에서 7%포인트 남짓 늘어난 수치다. 지난 1월에도 백화점 3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남짓 줄었지만, 명품 매출은 8% 가깝게 늘었다.
대한민국 명품 시장은 매년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10년 대한민국 명품 판매는 45억달러(5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12%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명품을 찾는 소비자 증가보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명품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명품 매출 증가에 해외 브랜드 가격 상승이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인상에 따라 매출도 함께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작년 모든 제품 가격을 평균 10% 가량 인상한 바 있다. 프랑스 브랜드 샤넬도 최근 3년 동안 가격 인상만 5차례 있었다.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는 같은 기간 10%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도 가격 인상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는 지난달 초 국내 판매가격을 5% 인상했다. 작년 1187만원이던 벌킨백이 올해 1231만원으로 3.71% 상승했다. 켈리백도 921만원에서 998만원으로 8.36% 올랐다.
샤넬도 이달 1일부터 아이코닉 라인 제품 가격을 평균 10%, 쥬얼리와 시계를 10~15% 올렸다. 이탈리아 브랜드 불가리는 지난달 말 시계·보석류 가격을 5~8% 인상했다. 프라다도 올해 초 글라체갈프 백을 40% 올렸다.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은 어차피 사는 사람이 정해져 있어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때문에 해외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해도 구매는 많이 줄지 않아 가격 인상분만큼 매출도 함께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