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주식투자 중독 전문 치유기관 설립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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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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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박 중독자였다. 그는 자신이 룰렛 도박에서 항상 이길 수 있는 시스템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두 번째 아내 안나와 떠난 유럽여행에서도 룰렛 도박에 빠져 가진 돈을 탕진하고, 아내의 치마와 결혼반지, 귀걸이를 몬땅 전당포에 저당 잡혔다.

그는 도박에 빠졌던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토록 수많은 감각들이 나를 지나쳐 갔지만, 내 영혼은 만족이라는 것을 몰랐다. 오로지 초조하게 안달이 나 여전히 더 많은 감각들에 대한 갈망으로 넘쳐 났다. 나의 정신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도 도박에 대한 갈망은 강해져만 갔다.”

중독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도박 중독, 쇼핑 중독, 인터넷 중독, 알코올 중독, 섹스 중독, 운동 중독, 마약 중독 등이 대표적이다. 주식시장에도 중독이 있다. 주식 중독이 바로 그것이다. 주식에 입문한 이후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신용카드 대출과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도 모자라 차도 팔고 개인연금이나 각종 보험 등까지 모두 해지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전 재산을 잃고도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쳐다보는 순간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자동적으로 클릭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이들이 실제로 많다고 한다. 각종 정신과 관련 상담 카페에서도 이러한 상담 글이 자주 올라온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이런 이들을 치유할만한 전문 교육기관이나 병원이 거의 없다. 도박중독 치유를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주식투자를 사행행위라고 규정짓지 않는 탓에 주식 중독에 대한 교육은 하지 않는다.

이러한 주식 중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전문 치유기관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금융감독당국이 나서서 한국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에 주식 중독에 대한 치유센터를 만들어야 할 당위성이 커지고 있다. 보다 더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서라도 주식 중독을 치유하고 예방할 수 있는 상담소나 교육기관, 나아가 해당 병원을 상설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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