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피의 월요일' 학살로 여권은 계파 내전이, 야권은 호남권 집단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정국은 총선 한달여를 앞두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폭풍의 중심으로 빠르게 빠져들고 있다. <관련기사 6면>
물갈이 규모는 대폭이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불출마 의원을 포함해 호남권 현역 28명 중 13명이 교체됐다. 절반 가까운 교체율이 이뤄진 셈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현역 교체 비율이 18.8%에 이른다. 그러나 서울 동대문을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구 등 영남권 공천에서 현역 의원의 공천 탈락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당 지도부가 현역 교체 비율을 50% 이상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이제 정국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여권에서 계파 싸움이, 야권에선 호남권 등의 집단반발 징후가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날 새누리당 공천 탈락 의원 17명 중 친이(이명박)계는 이윤성, 장광근, 김충환, 강승규, 권택기, 백성운, 유정현, 윤석용, 윤영, 이화수, 조진형, 진성호, 조윤선, 김소남 의원 등 14명이고 이경재, 권경석, 정해걸 의원 등 3명은 친박(박근혜)계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특정 계파에 대한 공천 배제는 없다고 해놓고 이럴 수 있느냐"며 "여기(국회)에 계속 있으면서 일해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덧붙여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서울 중구의 나경원 의원 등도 중도 내지는 친이계로 분류되는 재선 이상 의원들이어서 향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민주당 강봉균 의원 등은 '친노(노무현)세력의 호남 정치인 학살'로 이번 공천을 규정했다. 최인기 의원은 "친노 패거리가 김대중 민주계를 학살했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 호남권 중진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다. "가더라도 민주당으론 복당 안 한다"는 거침없는 발언도 쏟아냈다. '호남당'과 '수도권당'으로 민주당이 사실상 분당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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