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선임된 사외이사 면면을 들여다보면 전직 롯데그룹 임원, 롯데그룹 자문 변호사 등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외이사의 가장 큰 문제점인 '거수기' 역할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3일 제4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민상기 서울대 교수, 김원희 전 호남석유화학 이사, 김태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하지만 이번에 선임된 롯데쇼핑의 사외이사들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부적격한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연구소는 사내·사외이사 선임 가이드라인으로 △이사회 출석률 △해당 회사 출신 여부 △지배주주 또는 대표이사와의 관계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번에 새로 선임된 김원희 사외이사는 지난 2008년까지 계열사 호남석유화학 임원을 맡았다. 2010년까지는 다른 계열사인 대산엠엠에이의 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 사외이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랫동안 롯데그룹에 근무하면서 월급을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외이사인 김태현 변호사는 그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지적 대상이다. 김 변호가 소속된 율촌은 그동안 여러 차례 롯데그룹의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 작년 롯데그룹이 발행했던 1조원 규모 전환사채와 관련해 법률 자문한 것 외에도 지난 2010년 GS백화점·GS마트 인수 등 같은 해 롯데그룹이 진행했던 국내외의 인수합병 과정에 5번이나 참여했다.
민상기 사외이사는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이 은행의 민영화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기획재정부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하나금융 회장 하마평에도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지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변호사는 "그룹 총수를 모시던 사람이 계열사를 옮겨 사외이사를 맡게 되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회사 차원에서 계열사 임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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