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나가는 수자원공사> 고려의 꿈이 현실로…경인아라뱃길 5월 열린다

  • 국내 최초 내륙운하, 육상 운송수단 보완·신개념 물류단지 육성<br/>지역발전 효과 기대, 홍수예방·고용창출·지역상권 활성화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한강과 서해를 잇는 경인아라뱃길이 2년여 기간의 공사를 마치고 다음달 전면 개장된다. 아라뱃길은 국내 인구의 49%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이미 한계에 이른 육상운송수단을 보완하고 관광과 레저가 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물류를 선보일 예정이다.

경인아라뱃길은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한강 분기점에서 인천시 서구 오류동 해안에 이르는 길이 18㎞, 폭 80m, 수심 6.3m의 인공수로다.

수도권 서부 물류와 관광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경인아라뱃길이 전면 개장을 앞두고 점차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뱃길과 친수경관 조성은 물론이고, 부두·여객운영사와 계약을 맺고 물류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초 내륙 운하인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맡은 수자원공사(K-water)는 경인아라뱃길 전면 개장까지 남은 기간 동안 차질 없이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당초 목적인 홍수 예방 외에도 경제적 측면에서 지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건호 수공 사장은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굴포천 유역 수해 예방뿐 아니라 수도권 물류체계 개선 및 교통난 완화, 문화·관광·레저산업 등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수자원공사가 다음달 경인아라뱃길 전면 개장을 앞두고 경인항이 시범운항을 시작하는 등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사진은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서 중국으로 취항하는 한서호가 화물을 싣고 출항하는 모습
◆고려시대부터 추진되던 대역사 완공 눈앞

경인아라뱃길은 당초 인천 계양구와 부평, 경기 부천·김포 등 굴포천 유역의 상습적 수해를 막기 위한 방수로(인공적으로 만든 물길) 건설사업으로 지난 1992년부터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이후 사업 변경 등을 거쳐 약 20년만에 선을 보이게 됐다.

경인아라뱃길의 역사를 찾으려면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고종 때 최충헌의 아들 최이는 안정적인 조운항로 개척을 위해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잇는 굴포운하를 시도했다. 하지만 중간에 암석층을 뚫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조선시대에도 태조 이성계와 태종·중종 등이 운하건설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현대 들어서는 1987년 7월 굴포천유역 대홍수를 계기로, 1992년 홍수시 굴포천 물을 서해로 빼는 굴포천 방수로 사업에 착수했다.

1995년에는 방수로를 친환경적으로 보완하고 평상시 운하로 활용하기 위해 경인아라뱃길사업을 민간투자 대상사업으로 지정했다.

이후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다가 2009년 공기업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하는 사업이 진행됐다. 아라뱃길은 경인운하의 경제성 평가 등을 재점검한 후 2009년 6월 공사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경인항이 임시 개통하고 올해 2월에는 첫 국제선박이 취항하는 등 공사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컨테이너·일반 화물부두 가동 들어가

경인항이 가동됨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본격적인 물류단지 활성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곳은 경인항 여객터미널(운영사 C&한강랜드)로, 지난해 10월 29일 3척의 여객유람선이 시범운항을 시작했다. 여객선은 시범운항 이후 올해 2월말까지 약 5만5000명이 이용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친환경 녹색물류 달성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경인항 물류단지도 운영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인항 물류 중심이 되는 컨테이너부두(운영사 한진해운)는 인천과 김포터미널에 총 5선석 규모로 조성됐다. 지난해 12월부터 5000t 규모 IRIS T&B호를 인천터미널에 정박하고 성능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경인항에서 출발하는 첫 국외선인 3096t급 컨테이너선 한서호에 컨테이너를 선적하며 사업 시작을 알렸다.

일반 화물부두는 경인항 물류의 또 다른 축이다. 인천에 철재부두와 자동차부두, 김포에 다목적부두가 자리잡았다.

철재부두는 각종 철강 재료의 운반을 담당한다. 자동차부두는 7000t급 FESCO ULEN호를 통해 중고자동차를 러시아로 수출할 예정이다. 김포 다목적부두는 지난해 12월 야나세호가 김포-제주간 항로를 첫 출발해 주 1회 생수 등을 운반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트럭 250대 수송 분량에 달하는 컨테이너를 한번에 운반할 수 있어 인천항 기능 분담과 내륙 교통난 완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수공 관계자는 “물류단지는 광역교통망과 연계된 최적의 교통 요충지에 입지해 물류비용 절감과 내륙 교통난 완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친수관광·레저·문화·쇼핑시설을 함께 조성해 새로운 개념의 복합 물류단지로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홍수 예방 및 3조원 생산유발 효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가장 큰 효과는 홍수 예방이다. 굴포천 유역은 40%가 해마다 물에 잠기던 상습 수해 지역이었지만 경인아라뱃길 건설로 100년 빈도 홍수량(1807㎥/s)까지 처리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2010년 9월 중순에 굴포천 유역에 시간당 최대 66mm의 기습적인 폭우가 내렸으나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서해로 배수, 피해를 최소화했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에도 이 지역은 특별한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경인아라뱃길은 문화·관광·레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트 같은 마리나 선박이 한강에서 서해까지 운항이 가능하고 주변에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등 친수경관이 제공된다.

송도·청라·검단·김포지구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대동맥 역할을 하고 국제 관광물류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 증대로 음식점 등 지역 상권 활성화와 인접 수변공간의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특히 경인아라뱃길 건설을 통해 약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약 2만6000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완공 후 운영기간에는 연간 1350명의 고용효과가 나타내고 물류단지 개발부담금과 지방세 등 세수 증가로 지역 살림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수공은 내다봤다.

수공 관계자는 “경인아라뱃길이 녹색성장의 새로운 장을 열고 세계로 향해 나가는 국내 최초의 뱃길로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명소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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