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 5일 보도에 따르면 롄샹 그룹 고급 부총재 겸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사업부 총재를 맡고 있는 지안프란코 란치는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독일 메디온(MEDION AG)의 튀링겐 쉐메르다 공장 생산력이 충분하고 비용 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만큼 이곳에서 레노버 제품 일부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메디온은 독일의 PC, 멀티미디어 제품, 모바일 통신 서비스와 소비자 전자제품 선두업체로 지난 해 6월 롄샹에 전격 인수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란치 총재가 생산라인의 독일 이전을 거론한 것은 롄샹이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롄샹은 지난 해 9월 롄샹 소매 PC 사업 고문으로 영입한 전 대만 에이서 CEO 출신의 지안프란코 란치를 올해 4월 EMEA 사업부 총재로 임명했다.란치 총재의 유럽시장 관련 인맥을 총동원해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란치 총재도 최근 열린 롄샹그룹 총회에서 “2013년 전까지 롄샹을 EMEA 시장 3위 업체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현재 롄샹은 중국 이외에 멕시코, 인도 등지에 자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유럽에는 자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한 곳도 없는 상태. 다만 헝가리의 한 공급업체와 협력 방식의 제조 기지를 하나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2007년 롄샹은 2000만 달러를 투자해 폴란드에 공장 및 물류센터를 건립하려 했으나 공장 건설을 맡은 건설사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이 유럽 자체 공장 건설 계획은 물거품이 된 바 있다. 란치 총재는 이번에 생산라인 일부를 독일로 이전함으로써 더욱더 유연성 있게 유럽 사업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롄샹의 생산라인 이전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지 인건비 등 운영비용을 감안할 때 란치 총재 개인적인 ‘희망사항’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롄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소식에 대해 “란치 총재가 생산라인을 독일로 이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 것이지 회사에서는 아직 이와 관련된 어떠한 결정도 한 바 없으며 모든 것은 불확실하다”고 대답했다.
한 IT 전문가는 “롄샹이 굳이 생산라인을 독일로 이전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에 이전한다면 이유는 세 가지”라며 독일의 제조기술 경쟁력, 현지 정부의 공장 건설 관련 우대 정책, 법률 규정에 따른 부득이한 이전을 꼽았다.
한편 현재 유럽 PC 시장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지난 해 4분기 서유럽 PC 출하량은 16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했다. 지난 해 전체 PC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해 5850만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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