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매각, 교원 참여 놓고 그룹·코웨이 간 '입장 차'

  •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기도 연기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가 코웨이 매각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진 교원그룹을 두고 양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가 교원그룹의 매각 참여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코웨이 고위 관계자는 교원그룹의 본입찰 참여에 대해 “그룹 측에서는 매각을 잘 성사시키기 위해서 어떤 후보라도 참여하면 받아준다는 입장인 반면, 코웨이는 경쟁 관계에 있는 교원의 인수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당초 6일로 예정됐던 웅진코웨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다음주 중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그룹 측에서는 본입찰 후 일주일 정도면 우선협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으로서는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매각 가격을 제시한 인수의향자가 나타나면 우선협상대상자를 바로 선정하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후보가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원그룹은 지난달 29일 진행된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교원그룹은 1차 입찰에 KTB사모펀드와 함께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경쟁업체라는 이유로 숏리스트(입찰적격자)에서 탈락한 바 있다.

교원그룹은 정수기 등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교원L&C와 교육회사 교원구몬, 호텔연수사업을 하는 교원 등 총 8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교원L&C는 웅진코웨이와 정수기·비데·화장품 사업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동일한 제품군으로 경쟁해왔다.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웅진코웨이와 교원L&C의 정수기 등 생활가전 분야 시장점유율은 각각 56.9%, 6.7%다.

교원그룹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 업계 1등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웅진코웨이로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경쟁사에게 회사를 넘기는 게 탐탁치 않은 것.

반면 웅진코웨이 매각 자금으로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성장동력을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는 웅진그룹은 이번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웅진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917억원에서 올 1분기 646억원으로 271억원 줄었다. 순이익도 356억원에서 40억원으로 316억원 감소했다.

특히 웅진에너지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4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9%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98억원, 232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교원그룹의 본입찰 참여로 웅진코웨이 매각은 롯데쇼핑·GS리테일·MBK파트너스·콩카 등 5파전으로 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누가 가져가든 당장 시너지를 발휘하긴 힘든 구조”라며 “코웨이의 사업 영역이 독특한 데다 자체 방판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유통채널 의존도도 낮기 때문에 매각 후 이 회사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원그룹이 인수할 경우 교원 측에는 이점이 있겠지만 웅진코웨이에는 긍정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매각 가격에 있어서도 “롯데는 워낙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사모펀드 역시 매각 가격을 높게 쓰진 않을 것”이라며 “20~30%정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했을 때도 매각 가격은 1조1000억원 내외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웅진코웨이 매각대상 지분은 웅진홀딩스와 오너 일가가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30.9%(2383만주)다. 5일 종가(3만7150원) 기준으로 약 8853억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