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까지 겹친 탓이다.
특히 불황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먹는 것에 대한 소비도 감소, 내수 경기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란 풀이다.
이마트는 17일 올해 2분기 이마트 지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치인 92.0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94.8)보다 낮은 수치다.
이마트지수는 분기별로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소비량 변화를 분석한 '실질 소비량 측정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소비가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세부 항목별로는 △의(依)생활 지수 89.4 △식(食)생활 지수 92.0 △주(住)생활 지수 95.9 △문화(文化)생활 지수 89.9 등 모든 항목이 100을 밑돌았다. 종합 지수와 식생활 지수 모두 2008년 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나머지 지수들도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는 더욱 낮아진데다,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맞물리며 소비량이 급감, 내수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부터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시행된 이후 영업일수는 전년 대비 3%가량 줄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불황으로부터 영향을 적게 받았던 식생활 지수조차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집계됐다. 식생활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에도 97.7을 기록, 당시 종합 지수(94.8)를 웃돌았다.
위축된 소비 심리 속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반값 상품과 소형 가전으로 소비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LED TV 46인치 미만(303.4) △양문형 냉장고 일반형(494.9) △여성 기초 화장품(151.2) △와인(112.0) 등 이마트가 반값 상품으로 선보인 품목들의 소비가 늘었다. 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전기를 아낄 수 있는 소형 가전을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
5월부터 찾아온 이른 더위로 자외선 차단제(106.7), 팥빙수 재료(171.9), 이온음료(114.2), 생수(102.7) 등 소비가 늘었다. 이외에도 삼겹살(108.3), 물놀이 용품(121.3) 등 바캉스 용품도 전년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팀장은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이마트 지수가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보다 낮은 수준으로, 불황의 영향이 적었던 식생활 지수조차 사상 최저를 기록할 만큼 내수 경기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라 분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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