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란 측은 수출입대금 원화결제계좌를 두고, 정기예금 계좌를 별도로 개설해 금리를 인상해달라고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의 미누 키아니 라드 외환담당 부총재는 14일(현지시각) 이란 주재 한국공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기업은행의 원화결제계좌 이용 중단 의사를 밝혔다.
CBI 측은 두 은행에 서면으로 이를 알렸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은행 측은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BI가 이용 중단을 선언한 것은 현재 적용하고 있는 예금 이율이 연 0.1%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0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에 따라 미국에서 제재를 가하면서, 한국과 이란은 미 달러화를 통한 송금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원화결제 계좌로 거래하기로 합의했다. 원화로 서로의 수출입대금을 맞바꾸는 단순 결제였기 때문에 금리는 0.1%로 낮게 책정됐다.
그러나 CBI는 예치금리가 낮아 손해를 본다는 이유로 그동안 금리 인상을 요청해왔다. 일각에서는 6개월 정기예금 금리인 3%대로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해당 은행 측은 정확한 수준을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키아니 라드 부총재는 한국 정부 측에 원화결제계좌를 개설할 다른 은행을 물색해 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후보로는 NH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해당 은행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두 달 전 한·이란 경제협회에서 이란 수출입대금 결제업무 수행이 가능한 지 여부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리스크와 관리부담 등이 뒤따라 업무 수행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 없던 얘기로 마무리지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요청을 받은 적도 없으며, 업무 수행 건에 대해 검토한 바도 없다고 답했다.
현재 이란에 수출중인 국내 중소기업은 2600개 정도이며, 두 은행의 이란 원화결제계좌에는 약 5조원이 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결제 창구만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 차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현재 해당 사안에 대해 계속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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