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최근 노사 간 협의를 통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오후 6시30분이면 퇴근할 수 있도록 시각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직원 개인용 컴퓨터 단말기를 자동 종료하는 ‘PC오프제’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해당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전산을 개발중이다.
서성학 SC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의 업무량을 덜어주기 위해 노사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기업금융과 소매영업 부문에 대해 각각 개선안을 내놓고 합의했다”며 “업무 신장과 효율성 측면에서 정시퇴근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SC은행 노사는 여신심사역을 충원하고 하반기 공채를 통해 신입직원도 80명 가량 채용키로 했다. 인원을 늘려 정시 퇴근으로 인해 불어날 수 있는 업무량을 분산시킬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7년 ‘근무시간 정상화 노사공동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정시퇴근에 앞장서왔다.
특히 조준희 행장이 이 같은 정시 퇴근을 강하게 지키도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조 행장은 취임 당시부터 퇴근시간을 앞당기겠다고 선언하는 등 직원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가정의 날(매주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7시에 퇴근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연장근무 여부와 퇴근시간을 알리는 알림 시스템도 적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후 7시30분경 시간 외 근무시스템이 가동돼, 연장근무 여부를 체크하고 지점장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가족 사랑의 날'에 한해, 오후 6시30분이면 영업점에서 은행 간 거래 전산 사용이 닫힌다. 그러나 이외에 정시 퇴근 유도를 위한 시스템은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가정의 날에 한해 6시30분 퇴근을 유도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5시30분이다. 하지만 사실상 지키기 어렵다고 은행원들은 입을 모은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업점이 4시30분에 셔터를 내리더라도 대출 접수 건이나 해당 점포에서 추진하고 있는 업무 등은 그 때부터 시작이다”라며 “가정의 날 정시 퇴근을 한다 해도, 못다한 일거리를 집으로 가져가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영업시간 단축과 더불어 인력 확충을 요구한 바 있다. 임단협은 아직까지 타결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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