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올림픽 메달과 세계 정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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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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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런던 올림픽이 성대히 막을 내렸다. 오심 시비 등 아쉬움도 있었지만,승패를 떠난 젊은 세대들의 당차고 멋진 경기 모습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동안 온갖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

한국은 총 28개의 메달을 땄고, 그중 거의 절반인 13개를 금으로 장식해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집계 기관마다 다르지만 금메달 기준 순위로 미국(46개), 중국(38개), 영국(29개), 러시아(24개)의 뒤를 이어 5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총 메달수 기준으로도 한국은 미국 104개, 중국 88개, 러시아 82개 등에 이어 이탈리아와 공동 9위에 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칼럼에서 올림픽 메달 갯수를 분석해 세계 주요 국가들의 영향력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때까지 금, 은, 동메달을 따는 국가 수는 참여 국가들 중 50개국에 미치지 못했지만, 약 25년이 지난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무려 84개 선수들이 89%의 메달을 따냈고, 금메달의 85%를 가져갔다. 그만큼 각국의 경기력이 다극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국의 올림픽 메달수는 경제와 정치력 파워의 후행지수로 보는 분석이 있다.

미국이 이번 대회에서 딴 총 104개의 메달은 전체의 11%, 금메달 46개는 전체의 15%였다. 미국의 압도적인 올림픽 승리는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중국의 부상은 눈여겨 볼만하다. 중국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안방 잔치보다 이번 대회에서는 부진했지만 역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따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불어닥친 성장 둔화의 여파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WP의 지적이다.

러시아는 총 82개를 땄냈다. 이전 구 소련연방 국가들이 얻은 메달까지 포함하면 미국을 뛰어 넘는 메달을 따냈다. 최근 러시아의 재부상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러시아 인구는 미국의 절반이 채 안되고, 중국 인구의 11%에 불과하다. 그만큼 러시아가 21세기 세계 무대에서 중국과 함께 재부상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독일은 지난 1988년 동·서독으로 나뉘어 출전해 총 142개의 메달(48개 금메달 포함)을 따내는 쾌거를 기록했다. 25년이 지난 통일 독일은 44개 메달(11개가 금)을 따냈다. 아직도 통일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그나마 유로존 17개 국가가 따낸 총 168개의 메달(41개 금메달)이 눈에 띈다.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로존으로서는 대단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WP는 올림픽 메달로 볼 때 가장 자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경제력이 떨어지고 있는 나라로 인도와 일본을 들었다. 인도는 12억 인구 대국이지만 단 두 개의 은메달과 네 개의 동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일본은 지난 1964년 무려 16개 금메달을 딴 나라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에 그쳤다. 동메달까지 집계로는 6위를 차지했지만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일본 경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과 북한은 총 34개(금 17개)의 메달을 따내, 남북한이 동반 출전한 지난 1992년 38개(금 16개) 보다 못한 기록을 달성했다. 메달수로만 보면 여전히 남북한은 제자리 걸음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통일이 되든 안되든 눈여겨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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