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약 2만여동이 강풍에 쓰러졌으며, 축사 1239동, 농산물보관창고 205동, 양곡창고 29동 등의 시설물 피해를 입었다. 폐사된 가축만 해도 30만6691마리에 이른다. 특히 수확기를 앞두고 낙과피해로 올 한해 농사를 망쳐버린 과수농가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더 상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태풍 피해로 실의에 빠진 농민들을 돕기 위해 공기업 들이 나섰다. 한국농어촌공사와 농촌진흥청, 농협은 자체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복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지나간 지난달 29일부터 전국 87개 농가에 1765명의 직원을 투입, 논 농가의 벼세우기와 과수농가의 비닐하우스 보수, 지지목 보완, 낙과 수거 작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공사의 수장인 박재순 사장의 움직임 또한 분주하다. 박 사장은 지난달 27일 공사 본사 직원 100여명과 함께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의 고추 농가와 화성시 서신면의 포도 농가를 찾아 비닐하우스 강풍 방지작업과 수확 작업을 직접 도왔다.
이어 31일에는 기록적인 강풍 및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전남 나주시 금천면 신가리 배농가와 홍고추마을을 방문해 직접 농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농어촌공사는 농어촌의 태풍 피해 복구가 마무리 될 때까지 가용 인력을 총 동원해 농가 지원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농협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과수 농가를 돕기 위해 지원 방안을 추진하는 등 신속한 대책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달 31일부터 실시키로 한 낙과(사과) 팔아주기 운동이다.
농협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오는 9일까지 농협유통(창동, 양재점), 농협대전유통, 농협충북유통, 수도권 성남, 고양, 수원유통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수도권과 태풍피해 인근 7개 지역본부에서도 31일부터 내달 5일까지 태풍 피해농가 낙과 팔아주기 특별 직거래장터를 개장, 운영키로 했다.
농촌진흥청 직원 130여명은 1일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전남 나주, 전북 김제, 충남 홍성의 3개 지역의 과수농가를 찾아 일손돕기에 나섰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손돕기에 참여한 직원들은 태풍으로 떨어진 과일을 줍고, 바람에 날린 나뭇가지와 시설물을 정리하는 등 피해복구에 열을 올렸다.
농진청은 보다 근본적으로 태풍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시설하우스 및 과수원 방풍시설을 연구과제 대상으로 향후 반영할 계획이다.
시설하우스 규격의 현실화, 태풍이 지나고 난 후에 과원의 관리, 가지가 찢기거나 잎이 떨어진 과수의 적정 관리방법, 바람의 세기에 따른 비닐하우스의 관리 등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농진청 측 설명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태풍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