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으로 바뀐 오피스텔 분양시장

  • 건설사 오피스텔 수요 끌기 안간힘…다양한 판촉 마케팅 전개<br/>브랜드 론칭·다운사이징·경품 행사 활발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오피스텔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투자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 최근 몇년 새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 속에 수익형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투자 수익률이 신통치 않아서다. 청약률은 높지만 막상 계약률로 이어지지 않는 단지가 적지 않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분양시장에서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는 분위기가 좋지만 고분양가 때문에 예전처럼 수익률이 기대치만큼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익률 저조 현상이 지속되면서 오피스텔에 몰렸던 투자 수요들이 금융권 등 다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오피스텔 수요자 잡아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오피스텔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는가 하면 커뮤니티시설 등 설계 차별화에도 나섰다. 아파트 분양 때에나 볼 수 있는 경품 행사도 등장했다.

◆건설사, 다양한 판촉 마케팅 눈길

중소 건설업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오피스텔 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면서 요즘 분양시장에는 오피스텔 브랜드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5일 오피스텔 브랜드인 '라르고'를 론칭하고, 다음달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강남 더샵 라르고'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오피스텔 사업을 진행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 조금 더 전문적으로 사업을 펼치기 위해 새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이'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는 GS건설은 최근 소형주택 전문 브랜드인 '자이엘라'를 선보였다.

대우건설은 이미 '푸르지오 시티'라는 브랜드를 통해 오피스텔 공급에 한창이다. 올해 서울 강남·강북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부천시 원미구, 부산 해운대구, 세종시 등에서 물량을 쏟아냈다.

아파트에서 자주 보던 면적을 줄이는 '다운사이징'도 눈에 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평균 전용면적은 2005년 66㎡에서 올해 현재 26㎡로 소형화 추세다.

오피스텔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얼마나 저렴하게 구매해 임대료를 높이느냐가 수요자들의 관심사"라며 "오피스텔 3.3㎡당 분양가는 높아지고 있어 면적을 최대한 줄여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2월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잠실 아이파크'는 223실 모두 전용 24㎡의 소형으로 이뤄졌다. AM엠플러스자산개발이 최근 분당 정자동에 공급한 '정자역 AK 와이즈 플레이스'는 506실 중 전용 20㎡대 소형이 90%를 차지한다.

예비 계약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이벤트 행사도 활발하다. '강남 2차 푸르지오 시티' 분양을 앞둔 대우건설은 다양한 경품행사를 진행한다. 이 오피스텔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순금 100돈, 롤렉스 시계, 순금 행운의 열쇠(10돈), 순은 바(1kg), 접이식 자전거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믿었던 오피스텔마저…"계약률 '뚝'

건설사들이 다양한 판촉 활동을 펼치는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오피스텔이 자칫하면 수요자들에게서 외면받을 수 있다는 판단한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높은 청약률에도 계약률은 형편 없는 단지가 적지 않다.

계약률이 8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권 A오피스텔의 경우 실제로는 50~60%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구 B오피스텔은 청약에서조차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몇 달째 잔여물량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오피스텔 시장이 최근 들어 약발을 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내수 경기 부진으로 월셋값 상승은 쉽지 않은 데 분양가는 올라가다보니 수익률이 떨어지고, 투자 수요도 주춤하게 되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00년대 초 7~8%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5.96%까지 떨어졌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이럴 때일수록 철저한 투자 수익성 분석이 필요하다"며 "청약과 계약에 앞서 입지 및 임차 수요 파악은 물론 적정 분양가 여부 등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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