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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중앙종묘가 개발한 '청양고추' 품종은 모 식품회사에서 요청한 캡사이신 추출용 고추로 개발됐다가 시범재배한 농업인에 의해 풋고추로 개발된 것이다.
경북 청송의 ‘청(靑)’과 영양의 ‘양(陽)’자를 따서 ‘청양고추’로 명명해 품종등록된 이 고추는 국산이 아닌 외산 품종이다.
농촌진흥청의 주간리포트 'RDA 인테러뱅'에 따르면 청양고추의 모계(母系)는 태국고추이고 부계(父系)는 제주 재래종 고추인 다문화 고추이다. 이를 개발한 회사가 중앙종묘인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다국적기업 세미니스가 인수, 얼마되지 않아 미국 종자기업 몬산토에 다시 인수합병됐다. 정확히 몬산토 소속의 외국 품종이며 중국 산둥성에서 채종되는 수입종자이다.
우리 농민이 우리땅에 씨를 뿌려 키운 청양고추가 토종이라는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추를 비롯해 무, 배추 등 국내 종자시장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다고 한다. 심지어 양파, 당근, 토마토의 경우는 80%이상을 차지한다. 당도높은 금싸라기참외, 삼복꿀 수박 종자도 외국품종이다.
종자산업은 300억달러 수준인 반도체 시장보다 3배 가까운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을 놓고 고민한다면 인구증가, 식량난 등의 요인에 따라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이에 정부는 한해 490억원, 10년간 4900억원을 투입해 종자수출 2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골든시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다. 고추, 배추, 수박, 무, 양배추 등 19개 품목을 선정해 글로벌 시장개척종자와 품종보호 전략종자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몬산토는 한해 연구개발(R&D)에만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한다. 국가 전체 R&D 자금(약 7000억원)으로 비교해도 한 기업만 못하다.
국제곡물파동 등 식량전쟁의 첫 시작은 종자확보전이다. 기껏해봐야 전세계 종자 시장의 1% 수준인 우리나라, 종자의 중요성만 인식하고 마는 정부가 되지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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