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소비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곡물들이 가축 사료는 물론 식품, 화학연료 원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국제곡물가 상승에 따른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6.8%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국내 식탁물가는 결국 외풍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사장 박재순)는 이처럼 외풍에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낮은 식량자급률을 극복하기 위한 식량안보 확보에 자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해외농업개발을 통한 수입곡물의 조달망을 확보함으로써 주요곡물의 연간 소비량 2000만 톤 가운데 3/4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식량안보 상황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린다는 게 공사의 전략이다.
곡물은 에너지 자원과 마찬가지로 자주개발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 우리 자본으로 생산하는 곡물로도 자급 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이를 실현키 위해 공사는 2009년부터 ‘민간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실시, 민간 기업에 융자 및 보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24개 기업에 대해 672억원의 융자 지원이 이뤄졌으며, 올해는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 해외농업조사·컨설팅 및 농기계구입비용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에는 해외농업개발을 추진하는 70여개 민간기업과 함께 사단법인 ‘해외농업개발협회’를 설립, 회원사가 생산·확보한 물량의 국내반입방안 등 관련 정책을 발굴하고, 해외농업환경조사와 투자환경 분석 등 해외농업개발 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주도하기도 했다.
공사의 이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기업)가 해외서 생산한 곡물량은 무려 13만8000톤에 달했다. 사업 첫해인 2009년 당시의 생산량이 7000톤임을 감안했을 때 불과 2년 사이 수십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생산된 곡물 중 국내로 들어오는 곡물의 반입량도 크게 늘었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804톤 가량에 그쳤던 해외 곡물 반입량이 올해의 경우 약 6700여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사는 협회를 통해 앞으로 기업이 생산·확보한 곡물의 효율적인 국내반입방안 등 관련 정책을 발굴하고, 해외농업환경조사와 투자환경 분석 등 민간기업의 성공적인 해외농업 진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박재순 공사 사장은 “주요 곡물 수출국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선진국은 충분한 식량 자급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서 “곡물자급률을 높이고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사는 그동안 쌓아온 각종 농업기술 지식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탄자니아, 콩고, 케냐, 방글라데시 등 여러 개발도상국에 농업기술전수와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5개국 104지구에서 기술용역 사업을 시행했으며, 현재는 캄보디아 캄퐁참주 농촌종합개발, 케냐 아웬도 식수개발, 라오스 힌헙군 관개용 댐 건설 등 14개 지구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많은 개도국에서 한국의 농업기술과 경험을 전수받길 희망하고 있다”며 “향후 공사의 해외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 지원과 농업기술 수출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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