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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했다가 투자손실 책임과 정부의 압박 등에 못이겨 불명예 퇴진했던 강 전 행장의 향후 행보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퇴임 후 미국으로 건너가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지내다가 올해 초 귀국해 현업 복귀를 준비 중이다.
강 전 행장은 최근 서울 플라자호텔 인근에서 기자와 만나 "지금은 푹 쉬고 있지만 내년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현업에 복귀해도 은행 쪽은 아니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까지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 정부 들어 불명예 퇴진했던 강 전 행장이 정권이 교체되는 내년 이후 재기를 노리며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강 전 행장은 지난 2009년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됐다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손실 등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강도 높은 검사를 받은 후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강 전 행장은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는 듯 "국민은행 직원들은 전혀 만나지 않고 있으며, 은행권 관련 소식도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뱅커 인생을 마무리했던 국민은행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며 "은행들은 부실채권 정리가 최대 화두일 것"이라고 간결하게 답했다.
한편 강 전 행장의 현업 복귀 소식에 금융권은 큰 관심을 보였다. 한 금융권 인사는 "강 전 행장이 어떤 형태로 현업에 복귀할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특히 KB금융 측이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불편한 입장이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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