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이름이 비슷해 모두 같은 건설사가 짓는 단지로 여길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자이(GS건설), 푸르지오(대우건설), 더샵(포스코건설), 스타클래스(극동건설) 등 각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에 별칭인 '펫네임'을 붙인 것이다.
요즘 분양시장에서는 이처럼 분양 단지에 펫네임을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센트럴'을 붙인 단지가 많아 눈길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 2년간 '센트럴'이란 펫네임을 붙여 분양을 진행한 단지가 10곳 7000여가구에 달한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팀장은 "펫네임이란 단지의 입지나 조망권 등 단지의 특색 있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며 "분양 요소 중 중요한 것이 입지이다 보니 해당 지역의 중심임을 나타내는 센트럴이 많이 쓰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11월 세종시에서 '세종 더샵 센트럴시티' 분양을 담당했던 포스코건설 관계자도 "아파트가 정부 부처 바로 앞에 위치한 세종시의 중심 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이를 부각시키고자 단지명에 센트럴을 더했다"고 말했다.
센트럴이란 펫네임을 붙인 분양단지의 경우 청약 성적도 좋게 나왔다.
지난해 공급된 전남 '순천 센트럴카운티 1차'·대전 '센트럴자이 1·2단지'·충남 '웅진스타클래스 센트럴'과 올해 분양된 대구 '대신 센트럴자이'·경기도 동탄2신도시 '센트럴자이' 등 센트럴 펫네임을 단 분양 단지 10곳 중 8곳은 모두 순위내 청약 마감됐다. 이중 세종 더샵 센트럴시티는 평균 6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분양시장 침체를 겪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올 6월 분양했던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도 2.96대 1의 경쟁률로 대부분 주택형이 마감되며 선방했다.
분양 홍보대행사 더 피알 이성규 사장은 "센트럴이란 팻네임이 단지명에 붙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입지가 좋다는 이미지가 수요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것 같다"며 "이름처럼 입지가 좋다보니 청약에서도 호조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곳에서 센트럴이란 이름이 남용되면 단지명 특색이 떨어지고 같은 지역 내에서는 혼동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도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센트럴 팻네임을 쓰고 있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리 펫네임을 많이 사용해도 결국 자체 브랜드명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기 마련"이라며 "획일적인 아닌 각 지역 특성에 맞게 다양한 펫네임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펫네임 센트럴을 붙이고 연내 분양을 앞둔 아파트·오피스텔도 5곳 3628가구(실)에 달한다. 이미 분양된 단지까지 합치면 최근 2년 동안 1만가구(실) 이상의 단지가 센트럴이란 이름을 달고 공급되는 셈이다.
서울에서는 이달 중 대우건설이 양천구 목동과 강남구 역삼동에서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 아파트와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을 각각 분양한다. 인천에서는 GS건설이 짓는 '구월 아시아드선수촌 센트럴자이'가 선보인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특색 있는 펫네임이 눈길을 끌 수는 있지만 단지 입지와 개발 호재, 분양가 적정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계약에 나서는 것은 변하지 않는 재테크의 기본 원칙"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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