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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개방성 포럼'이 16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류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왼쪽)과 토론자인 윤종수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 |
“지식인은 답변을 주는 만큼 받는 교환 경제의 일부이고, 위키백과는 증여경제에 속합니다. 얻기 위해 주는 것이 아니라 주기 위해 주는 것이죠. 기본적인 서비스의 차이가 있어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포털의 지식인 서비스와 위키백과사전의 차이점은 뭘까?
16일 오후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2시간 이상 진행된 ‘인터넷 개방성 포럼’의 참가자들은 접근성·신뢰성·교환체계의 차이 등을 꼽았다.
한국어 위키백과사전은 지난 2002년 10월 11일 이후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했으며, 누구나 내용을 편집할 수 있어 지식의 공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류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위키백과 편집자)은 해외에 비해 국내 사용자들이 위키백과가 지식인 서비스보다 덜 이용되는 것에 대해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게 연구하는 문화가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원은 영문판 위키백과는 주제문보다 관련 토론문이 훨씬 길게 이어지는데 반해 한국어판은 그렇지 않은 점을 들어 토론 문화의 부재를 지적했다.
위키백과는 한 사용자가 주제글을 올리면 다른 사용자들이 그 글에 대한 의견을 내놓으며 토론을 펼칠 수 있다.
한 참가자는 “예를 들어 기술자들이 SQL(데이터베이스 언어)문을 몰라 찾고 싶을 때 지식인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위키백과는 찾는 과정이 복잡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지식인이 편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위키백과에서 편집했을 경우 알리고 싶은데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공유할 수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류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사실에 근거해 백과사전을 만드는 것이 위키백과의 주 임무”라며 “조금 더 백과사전이란 측면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키백과 내에서 편집을 하면 IP주소가 남는 점을 들어 누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윤종수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식인은 답해주는 것에, 위키백과는 모두가 아는 내용으로 만든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폐쇄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류 연구원은 “포털에서 검색하면 위키백과에 좋은 문서가 있어도 포털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문서가 우선 노출된다”며 폐쇄적 구조를 지적했다.
한 남성 참가자는 “포털들이 출처는 밝히지 않고 퍼온 글을 위에 노출시킨다”며 “출처를 무시하는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10주년을 맞이한 한국어 위키백과는 활동적인 사용자수는 1800명, 시간당 페이지뷰 수는 7만7000건, 편집 횟수 1000만 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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