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관 선호도 바뀐다…탑상형 지고 판상형 다시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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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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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고급스런 ‘탑상형(타워형)’ 아파트에 밀려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성냥갑 모양의 ‘판상형’ 단지가 다시 뜨고 있다. 주택 수요자들이 겉모양보다는 실속을 더 따지기 때문이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분양시장이 실속형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세련된 외관의 타워형 아파트보다 실속 있는 판상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도 한몫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이 고급스러움을 버리고 관리비가 적게 드는 남향 위주의 판상형 아파트를 주된 홍보 포인트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송도 더샵 그린워크’의 경우 수요자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당초의 탑상형에서 판상형 위주로 설계가 변경됐다. 총 1401가구 중 판상형이 913가구로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단지를 일자형과 Y자형의 판상형으로 배치해 전 가구가 남동·남서향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 단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분양에 앞서 사전조사를 해보니 수요자들이 남향 집을 선호한다는 점과 독특한 설계의 타워형 구조보다 채광과 통풍 효과가 우수한 판상형 구조를 더 선호했다”고 말했다.

판상형 선호 현상은 아파트 청약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공급한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경우 판상형인 84㎡ A형은 청약이 조기 마감된 반면, 같은 면적 타워형은 3순위까지 마감이 되지 않았다.

이같은 현상은 화려한 외관이나 조망권보다는 실제로 통풍과 채광 등 생활하기에 편리한 곳을 찾는 수요자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판상형 아파트의 최대 매력은 경제성이다. 구조상 가구의 앞뒤가 뚫려 있어 통풍과 환기가 잘 된다. 대부분 남향으로 배치돼 채광효과도 높다.

공간 활용도도 판상형이 낫다. 앞뒤로 발코니를 확장해 집을 넓게 쓸 수 있는 것이다.

건물 디자인을 위한 공용공간이 적어 전용면적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각 동을 일자 구조로 세워 전 가구를 남향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냉·난방 효율도 높다. 탑상형에 비해 건설비용도 적게 든다. 다만 단조로운 단지 구성과 밋밋한 외관은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에 탑상형은 몇 가구를 묶어 탑을 쌓은 듯하게 위로 쭉 뻗은 형태다. 조망과 녹지공원 확보가 쉽지만 전 가구가 남향 외에도 여러 방향으로 나눠진다. 2∼3면 개방형으로 정남향 확보가 어려운 가구가 판상형에 비해 많지만 통풍과 환기가 잘 안되는 단점이 있다.

이같은 장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요즘 판상형과 탑상형의 장점만을 살린 혼합형 단지도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와 김포 한강신도시에 각각 들어설 ‘퇴계원 힐스테이트’와 ‘자연앤 e편한세상’은 같은 단지 안에 판상형과 탑상형이 뒤섞여 있다.

‘퇴계원 힐스테이트’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판상형인 A형은 3순위에서 마감이 끝났지만 탑상형인 B·C형은 아직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판상형과 탑상형, 혼합형 세가지를 한 단지 내 설계한 곳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래미안 위브’와 강동구 ‘고덕아이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청주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단지 안에 탑상형과 판상형을 섞어 지은 경우를 봐도 판상형이 같은 평수 대비 탑상형 아파트보다 청약이 일찍 끝나기 일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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