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홍콩 외환당국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최근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적인 양적 완화가 진행되면서 핫머니가 홍콩 시장에 대거 유입돼 홍콩달러 환율이 달러당 7.75홍콩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홍콩달러화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홍콩 달러화 강세를 막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닷새 간 무려 네 차례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HKMA는 닷새 간 총 144억 홍콩달러를 쏟아 부어 18억5000만 달러 어치 미국 달러를 매입하며 거래 범위 하한선인 달러 당 7.75 홍콩달러 선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특히 23일 하루에만 오전 오후 두 차례 각각 39억1400만 홍콩달러, 27억1200만 홍콩달러를 시장에 풀었다.
이는 외환 변동 폭이 커지면서 핫머니 등 투기자금의 공격으로 인한 시장 교란 가능성도 한층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5일 저녁 19시 기준 여전히 미 달러 대비 홍콩 달러는 7.75선을 밑돌았다.
홍콩은 지난 1983년 이래 홍콩 달러 가치를 미국 달러에 연동시킨 달러 페그제를 시행해왔다. 지난 2005년부터는 달러당 7.75~7.85홍콩달러 범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핫머니 유입으로 집값과 물가 급등도 우려되고 있다. 홍콩 금융당국이 시장에 홍콩달러를 대거 풀면서 금리도 덩달아 내려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집값과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집값이 16% 뛰었다. 특히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지난 한 달 여간 홍콩 집값 지수는 3% 가까이 급등했다.
또 홍콩 통계당국에 따르면 9월 홍콩 물가상승률은 3.8%로 8월 3.7%보다 소폭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4분기 홍콩 평균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서 홍콩 당국의 올해 물가 통제치인 3.7%를 초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핫머니가 홍콩 증시에도 유입되면서 홍콩 항셍지수는 9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14개월 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1% 상승한 21763.78p로 마감했다. 총 거래량도 686억 홍콩달러에 달해 지난 3분기 하루 평균 거래량인 400억~500억 홍콩달러를 훨씬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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