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해외채권형펀드가 한 달 만에 설정액을 7000억원 가까이 불리며 순자산을 5조4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시중금리+α'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채권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보다는 해외 쪽 선호도가 높았던 것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앞서 23일까지 1개월간 6970억원 증가했다. 이에 비해 국내채권형펀드는 1683억원이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해외채권형펀드 설정액 및 순자산은 현재 각각 4조9800억원, 5조4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기대수익률 면에서 국내보다 해외채권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채권형펀드는 변동성 대비 기대수익률 관점에서 주식형펀드보다도 비교우위에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 연초 이후 해외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11.90%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3.95%)의 3배 수준에 달했으며, 국내 채권형펀드 수익률(4.44%)보다도 2배 이상 높았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위원은 “해외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라며 “해외 채권형펀드는 투자지역에 따라 크게 글로벌과 신흥국 채권형으로 나뉘는데, 최근 신흥국은 경기둔화 우려로 금리를 내리는 추세라 그에 대한 수혜를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사공단비 연구원도 “해외 채권은 최근 하이일드, 이머징 등에서 강세를 보이는데, 대부분 한국보다 금리레벨이 높다”며 “채권보유 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캐리 수익이 많이 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채권가격도 한국이랑 비슷하게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채권형펀드도 당분간 동반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개별펀드별로 살펴보면 매월 현금흐름이 창출되는 월지급식펀드 형태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얼라이언스자산운용의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은 연초 이후 1738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 펀드(ClassA 기준)는 수익률도 15.88%로 해외 채권형펀드 수익률 평균치를 웃돌았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얼라이언스자산운용의 'AB이머징마켓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lassA'가 올 들어 20.96%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진 못할 것으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채권의 매력이 커지고 있어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글로벌보다는 신흥국 채권에 비중을 둬야된다고 강조했다.
배성진 연구위원은 “당분간 해외 채권형펀드, 특히 신흥국으로 지속적으로 몰릴 것”이라며 “이는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저금리 환경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사공단비 연구원은 “국내 채권형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나 해외 채권형에 더 큰 비중을 둬야한다”며 “이는 국내 채권이 10월 초 강세를 보인 후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주춤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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