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 가까이 줄었고 하락장에 베팅하는 대차잔고도 크게 늘은 것이 이를 잘 대변한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3000억원대로 9월의 5조200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줄었다.
대차잔고도 주식수 기준으로 지난 5일 약 9경7400조주에 달했으며, 대차잔고 거래금액은 40조원을 훌쩍 넘긴 43조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들이 보유하지 않은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팔고(공매도) 나중에 주가 하락 시 되갚으며 차익을 챙기려는 경우에 늘어난다.
올 초 대차잔고가 4경1600주에, 거래대금 16조45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개월 사이에 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두 배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대차잔고거래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국인 자금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1조100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계속되는 원화 강세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심해지면 국내 수출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도 키우게 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원화 강세, 미국 재정절벽, 중국 정권이양, 그리스 긴축안 의회 통과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너무 많다"며 "연말 배당이 기다리고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 신흥국 통화 강세가 예상되는 등 외국인이 쉽게 차익 잔고를 청산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위안거리"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치고 개선되고 있으며, 미국의 재정절벽과 유럽 경제 위기 등이 올해 말 해법을 찾을 가능성도 높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세계 경기가 올 3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글로벌 증시의 바로미터인 미국 증시가 견고한 중장기적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도 "내년 세계 경제의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미국의 재정절벽 때문에 억눌린 경제 활동이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살아날 수 있고,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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