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억원이면 오피스텔이 4채’란 광고 문구를 본 주부 김모(45)씨.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더니 ‘역시나’였다. 실투자금이 1억원이란 말일 뿐, 2억5000만원은 추가로 대출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공급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착한 분양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마냥 싼 가격도 아닌 만큼 무턱대고 계약했다가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수요자들을 현혹할 수 있는 과대·과장 오피스텔 분양광고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주의 깊은 접근이 요구된다.
◆전용률 낮아 체감가격은 ‘두배’
오피스텔 분양가를 살펴볼 때 가장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부분이 전용면적과 계약면적의 차이다.
대개 오피스텔 분양가는 계약면적(전용+공용+주차장)을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분양광고에서는 분양가를 통상 전용면적으로 게재한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계약면적이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신발을 벗고 사용할 수 있는 실생활공간인 전용면적에 출입구와 복도, 엘리베이터, 계단 등 공급면적을 합치고 여기에 지하층이나 관리사무소 등 기타공용면적을 포함한 수치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3.3㎡당 분양가는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계약면적이 공급면적보다 더 넓기 때문에 3.3㎡당 분양가가 같더라도 오피스텔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공급됐던 H오피스텔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1100만원대부터였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 25㎡부터 시작돼 얼핏 생각하면 1억원 가량이면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싼 주택형 가격도 2억원이 넘었다. 공용면적 등을 더한 계약면적이 59㎡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파트도 같은 방식이 적용되지만 전용률(계약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통상 아파트의 전용률은 80%대지만 오피스텔은 50%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분양가를 계산했다간 체감가격의 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주택을 사기 전에 실제 사용하는 면적을 따지기 위한 전용률 확인은 필수”라며 “전용률이 낮으면 다른 공간 비중이 높아 실제 분양가는 오히려 더 비쌀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대·과장광고 등 현혹행위 주의해야
앞서 공급한 오피스텔보다 작은 주택형 위주로 단지를 구성해 분양가가 더 저렴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도 주의해야 한다.
올해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에서 분양한 ‘판교 SK 허브’는 앞서 공급한 ‘판교역 KCC 웰츠타워’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홍보했다.
각 단지 3.3㎡당 분양가는 SK허브가 990만~1100만원대, KCC 웰츠타워가 1200만원대다. 하지만 SK허브는 가장 작은 평형이 전용 22㎡이고, KCC 웰츠타워는 35㎡로 더 크다. 가장 저렴한 주택형의 분양가를 전용면적으로 환산해보면 SK허브는 3.3㎡당 2775만원인 반면 KCC 웰츠타워는 2743만원으로 오히려 더 싸다. 총 분양가가 더 싸더라도 실제 사용하는 전용면적만 놓고보면 더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분양가뿐 아니라 오피스텔 투자자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인 임대 수익을 미끼로 한 과장된 마케팅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실투자금 2000만원, 확정 수익률 12% 보장’ 등의 과장 광고는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대출을 받아 계약하도록 종용하는 광고 수법”이라며 “공급 과잉에다 분양가까지 오르면서 오피스텔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만큼 꼼꼼한 투자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부가가치세(10%)를 분양가에서 제외해 저렴하게 보이려는 ‘꼼수’까지 등장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공동구매 방식으로 진행되는 T오피스텔은 분양가가 1억6000만~1억7000만원 선이지만 부가세가 별도다.
경기도 신청사 이전 예정지 인근에 위치한 K오피스텔도 분양가가 1억2000만원 선으로 싼 편이지만 따로 부가세를 내야 한다. 부산 해운대 P오피스텔도 전용 29㎡ 분양가가 1억3694만원이지만 10%를 부가세로 별도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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