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하반기 이후 100% 이상 오른 대박주 가운데 실적이 뒷받침된 코스피 상장사는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상장사 1739개사 가운데 하반기 이후 10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낸 상장사는 27개(12월 결산법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개선되거나 흑자전환한 상장사는 18개사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는 17개에 달한 반면 코스피 상장사는 한국가스공사 1개사에 불과했다.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급등한 상장사의 95%가 코스닥 상장사인 셈이다.
하반기 이후 107.9%의 주가 상승률을 보인 한국가스공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4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증가했다. 3분기 3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누적으로는 개선된 실적을 시현한 것이다.
삼성증권 범수진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의 3분기 영업적자는 지난해 적자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며 “이는 쥬바이르 E&P 프로젝트 투자금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두배 이상 증가하고, 천연가스 도입 도매 보장 이익도 당초 예상했던 이익 규모를 훨씬 상회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를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0%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100% 이상 오른 코스피 상장사들은 모두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디아이는 하반기 이후 241.5%의 주가 상승을 보였으나 실적은 오히려 적자폭이 확대됐다.
디아이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폭이 26배나 증가했다. 또한 43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됐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데도 200%이상의 주가 상승을 보인 것은 단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의 부친인 박원호씨가 디아이의 회장인 것이 알려지면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근화제약의 경우는 하반기 이후 290.55%의 주가 상승을 보였으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02% 감소했다. 이같은 급등은 지난달 19일 다국적 복제약전문 제약업체 알보젠을 대상으로 한 228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증자를 결정하자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4일 공정위에서 기업결합 신고 수리 등의 문제로 유상증자 납입일을 내달 5일로 미루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이틀새 20% 이상 빠졌었다.
유니모씨앤씨도 같은 기간 211.51%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으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62%, 26.33% 줄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이슈로 과열됐던 매수세는 급격히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펀더멘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를 대변하는 것이 기업의 이익으로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으나 실적이 부진하다면 문제가 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급등은 거품이 껴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실체 없이 수급에 의해 올라간 종목은 대부분 주가 되돌림 현상을 보일 것으로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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