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에 치이고 온라인에 치이고…길거리로 나선 보험설계사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보험설계사들이 각종 제도와 시장 변화에 맞서 생존권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보험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보험설계사들과 보조를 맞춘 생명보험사들과 달리 손해보험사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대표, 보험설계사들은 이르면 내주 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생보업계 보험설계사들이 주축이 된 집회 참가자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세제개편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세제개편안은 저축성보험 계약 10년 이상 유지 시 중도 인출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기존 제도와 달리 연간 200만원 이상 중도 인출 시 세금을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의 세제개편안은 가입자와 수익 급감을 우려하는 생보사와 수당 감소를 걱정하는 보험설계사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생보협회는 지난달 시장조사 전문 업체 나이스알앤씨(NICE R&C)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세제개편안 시행 시 보험설계사들의 수당이 최소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일부 생보업계 보험설계사들은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전 대한생명)의 온라인 생보시장 선점 경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을 통해 보험에 가입했던 고객들을 온라인 생보사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에 온라인 생보서 실립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며, 한화생명은 상품 판매 채널 신설과 별도 자회사 설립의 갈림길에 서있다.

그러나 상품 판매 채널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생보사들은 대면채널과 온라인채널은 타깃 고객층이 다른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기존 보험설계사들은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20~30대 젊은이들을 공략하는데 취약한 편”이라며 “온라인 생보사는 젊은 연령대의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상품이나 고객층이 대면채널과 겹치지 않아 보험설계사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 보험시장에 밥그릇을 빼앗긴 손보업계 동료들을 바라보는 생보업계 보험설계사들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손보사들의 경우 고객이 유입되는 채널이 다를 뿐 수익 구조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아 보험사와 보험설계사들의 이해관계가 생보업계와 다르다.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상품도 생보사들의 구상과 달리 보험설계사들의 영역과 겹치는 자동차보험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전체 원수보험료 중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8월 말 22.02%에서 올 8월 말 26.5%로 4%포인트 이상 늘었다.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2009회계연도(FY2009) 당시 전체 자동차보험 매출의 1.9%에 불과했던 온라인 자동차보험 매출이 지난달 15.1%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매출 가운데 온라인 자동차보험 매출이 차지한 비중 역시 각각 30%, 16%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가입이 편리하고, 보험료가 싼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고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자체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현대해상과 LIG손보 보험설계사들도 직·간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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