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잡아야 주택수요자 잡는다

  • 한파 예고…주택업계에 에너지 절감 화두<br/>시공따라 난방비 3배 차이… 복층유리 사용 40% 절약, 콘텐싱 보일러·태양광 도입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올 겨울 매서운 한파와 폭설이 자주 급습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난방비를 아낄 수 있는 에너지 절감 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유가·고물가에 시달리는 입주자들이 빠듯한 가계 지출에서 줄줄 새는 관리비라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에너지 절감 시설 개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에너지가 곧 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에너지 절감 수준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의 주요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며 "겨울철 난방비를 줄여 관리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분양 단지를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다음달 입주하는 경기도 광교신도시 'e편한세상 광교' 아파트 단지의 부속동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냉난방 에너지 자립형 건축물로 지었다고 28일 밝혔다.

총 연면적 5935㎡ 규모의 부속동은 주민공동시설 2곳과 주민운동시설, 관리사무소 등 총 4개 동으로 이뤄졌다. 각각의 부속동은 냉난방 에너지 자립형으로 운영되며, 여름에는 평균 26℃, 겨울에는 23℃를 각각 유지하게 된다. 이 아파트 부속동에는 진공복층유리와 고성능 단열시스템, 고기밀 시공 등 다양한 에너지 저감기술이 적용됐다.

냉난방을 위해 연평균 20ℓ/㎡의 연료(등유)를 소비하는 기존 아파트의 부속동 건물과 비교할 때 80% 이상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거뒀다는 게 대림건설 측 설명이다. 이 회사 이인홍 건축기술담당 상무는 "부속동의 냉난방 에너지 자립으로 인해 관리비용을 연간 2400만원 가량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분양 중인 '계양 센트레빌' 아파트의 경우 탄소보강 단열재를 법정기준보다 두껍게 시공하고 일반 복층유리 대비 단열성능이 향상된 로이 복층유리를 적용해 난방비를 40% 가량 아낄 수 있게 됐다. 기존 보일러 대비 20~30% 이상 에너지가 절감되는 콘덴싱 보일러도 도입했다.

대림그룹 계열사인 삼호가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현암리 164-3번지 일대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여주’는 기존 보일러 대비 20~30% 이상 에너지가 절감되는 콘덴싱 보일러가 설치돼 겨울철 난방비 절약에 효과적이다. 오병길 대림산업 기술개발 연구원은 “최근 수요자들이 난방비 절감에 관심이 많아 기술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최근 e편한세상에 적용되는 콘덴싱 보일러 기술은 기존 보일러 보다 난방비를 8%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오피스텔도 에너지 절감형 설비를 갖춘 단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대우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일대에 공급하는 '청계 푸르지오 시티'는 단지 옥상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공용부분의 전기료를 절감하는데 도움을 주는 우수등급 인증예정 친환경 건축물이다.

SK건설이 판교신도시 업무용지 3블록에서 분양 중인 '판교역 SK HUB'는 지역냉난방시스템을 갖췄다. SK건설 관계자는 "인근의 열병합발전소로부터 온수를 공급받는 지역난방시스템을 도입해 관리비를 일반아파트 수준인 3.3㎡당 3000원대로 낮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에도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청담동 두산아파트(177가구)를 리모델링하면서 냉장고의 열 차단제로 쓰이는 진공 단열재를 건물 외벽에 붙여 열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강재식 한국 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이 단지는 열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리모델링 단지로 세대당 490만원의 공사비가 추가되지만 난방비를 절감해 10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며 “각 가정에서 60~70%의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욱 타이거하우징 대표는 "건설사들이 분양 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저렴한 분양가나 우수한 입지 등은 물론 관리비를 아낄 수 있는 에너지 절약형 시스템까지 총동원하고 있다"며 "비슷한 입지와 가격대라면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설계가 분양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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