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덕에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로 주저앉으며 수출기업에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엔화 약세는 글로벌시장에서 일본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을 조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반갑기만 한 기업들도 있다. 엔화로 돈을 빌린 곳들로 막대한 환차익이 예상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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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구매에 부담을 느껴 판매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수출 기업이 원화 강세를 반기지 못하는 이유다.
반면 엔화로 돈을 빌린 기업은 환차익으로 큰 이익을 보게 된다. 약 42억 달러, 1700억 엔의 외화 차입금을 갖고 있는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KB투자증권 김현태 연구원은 "포스코의 4분기 영업 실적은 판매량 감소로 부진할 전망이지만, 원화 강세로 1조원 가량의 환차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와 롯데쇼핑, 대한항공, 현대제철 등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들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의 엔화 부채는 수백억 엔 규모로 수천억원에 이르는 환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으로부터 수입이 많은 기업도 엔화 약세 수혜주로 꼽힌다. 일본산 부품 및 자본재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반드시 한국경제에 악재는 아니다"며 "일본산 부품 등 수입품 가격을 낮춰 대일본 무역적자를 줄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 화천기공 등 공작기계 부문은 전체 부품 중 30~40% 정도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원가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다만 전통적인 '원고엔저' 수혜주로 꼽히는 기업도 실적이나 재무구조 등에 따라 주가가 하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한진해운 등은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행주도 부진한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엔화 약세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 변동보다는 개별 기업의 실적 등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며 "업황이 좋지 않다면 어느 정도의 환차익이 기대된다고 하더라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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