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는 6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 도심 오페라하우스에서 50여 분에 걸쳐 진행한 국영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반군들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 단체이고 정권 전복을 위해 싸우는 범죄자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는 지금 전시 상황의 극도로 혼란스러운 땅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국가를 지키기 위한 범국가적 총동원”을 촉구했다.
또 시리아 사태를 종식할 정치적인 해결책을 위한 상대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서방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비난했다.
수천 명의 관중은 아사드의 연설 도중 수차례 일어나 “우리는 바샤르를 위해 피와 영혼으로 희생하겠다”고 외치며 동조했다.
아사드는 시리아 유혈 사태 해법으로는 국가 통합, 새 정부 구성, 사면 등을 제시하면서도 반정부 진영은 철저히 배제했다.
그는 “시리아를 배반하지 않은 사람들과 국가 통합 회의를 열겠다”며 “정치적 해결의 첫 단계는 지방 정부가 반군의 무장화와 자금 지원을 막고 테러리스트의 작전 활동과 국경 지대 장악을 막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리아를 지지해 준 러시아와 중국, 이란에는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아사드는 “이들 국가는 외세의 시리아 내정 간섭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시리아 국민은 특히 러시아의 우호적인 태도를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설은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특사가 최근 다마스쿠스 방문에서 제안한 평화 협상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히미 특사는 아사드 대통령에게 ‘제네바 선언’에 기초한 정전과 정부구성, 의회·대통령 선거 등을 내세운 바 있다. 지난해 6월 제시된 제네바 선언은 과도 정부 구성을 촉구하면서도 시리아 야권이 주장하는 아사드 퇴진은 다루지 않았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는 아사드의 퇴진 없이는 정권과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엔은 시리아에서 2011년 3월 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한 이래 정부군의 유혈 진압과 내전으로 지금까지 6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청하고 있다.
아사드가 공개석상에서 대중 연설을 하기는 지난해 6월 의회 연설 이후 이날이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러시아 TV와 인터뷰 이후 2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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