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 재개발·재건축 시장도 사업 추진 속도 여부 등에 따라 지역·단지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개포지구 전경. [사진=네이버] |
서울·수도권 곳곳에서 추진 중인 뉴타운 출구전략이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 정책 추진 향방에 따라 시장 흐름도 판가름날 것으로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사용했던 사업비(매몰비용) 부담 문제는 조합(주민)과 지방자치단체체, 정부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됐다.
이런 가운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지역에서는 올해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룰 예정이어서 지역·단지별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정책 엇박자… 출구전략·매몰비용 관건
지난해 서울·수도권 재개발·재건축시장은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악화와 집값 하락의 악순환을 겪었다. 정부는 규제를 대거 풀며 활성화를 꾀했지만 무분별한 개발을 불허한 지자체 정책과 엇박자를 보이며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타운·재개발의 경우 서울시의 출구전략 정책으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출구전략이란 주민의 과반수가 분담금 증가 등의 이유로 사업 추진을 반대하면 추진위원회나 조합 설립 인가를 취소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사업 정체로 재산권 침해를 받는 주민들을 위한 정책이라고는 하지만 주민간 찬반 논란이 발생하고 구역 해제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되면서 지분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시는 올해 61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 구역 해제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구역 해제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대폭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실태조사 대상이 방대하고 찬성쪽 주민의 반발도 있어 구조조정 선별작업이 단기간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지자체의 지속적인 정책 추진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다소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대 쟁점인 매몰비용 문제는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자체는 정부에 매몰비용 분담을 요청하고 있고, 정부는 지자체 사업에 국가 예산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매몰비용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 지자체, 정부간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건축시장도 경기 침체와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3.3㎡당 아파트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만에 3000만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과 강동구 고덕동 일대 저층 주공 단지들은 사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사업성이 크지 않아 개발 기대감도 많이 꺽인 상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서울시가 재건축 사업에서 소형주택 의무 비율 30%를 적용하고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개발을 변경하면서 사업성 악화와 함께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국내외 경제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시장 반등은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재건축시장이 회복하려면 앞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저변으로까지 확산돼야 하는데 지금은 여의치가 않다”며 “향후 새 정부가 들어서고 부동산 활성화 종합대책이 마련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개발·재건축시장 침체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이중에서도 빠른 사업 추진을 통해 분양에 나서는 지역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입지 여건이 좋은 일부 지역에서는 지분값에 프리미엄(웃돈)도 붙어 있다”며 “시장 바닥론이 나오고 있는데다 인프라가 우수한 곳도 적지 않아 알짜 물량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안에 서울·수도권에서 재개발 2만5604가구와 재건축 1만2844가구 등 총 3만844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서울·수도권 전체 분양 물량 중 35%에 달할만큼 비중이 크다.
이 중 서울이 3만5236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알짜 분양 단지도 적지 않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대치 청실’을 선보인다. 총 1608가구(전용면적 59~84㎡) 중 12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4월에는 가재울뉴타운 4구역에서 4300가구(전용 40~175㎡) 중 1411가구 일반에 분양된다. SK건설과 GS건설이 공동 시공을 맡고 있다.
왕십리뉴타운에서는 6월께 1구역 1702가구(전용 36~148㎡)와 3구역 2182가구(전용 60~85㎡)가 분양될 예정이다. 일반분양만 1095가구에 달한다.
동작구 신길동에서는 10월 신길 7·1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아파트 1112가구(전용 39~140㎡)가 일반에 공급된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11월 강동구 고덕시영 재건축 아파트 3658가구(전용 59~192㎡) 중 943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