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의 반값등록금은 국가장학금 형태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정책과 같은 개념이다. 다만, 부모의 소득에 따라 학생들에게 국가가 장학금을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이 대폭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혜택받는 대상은 전체의 80%가량으로 소득 상위 20%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원을 받게 된다. 박 당선인은 실제 대학등록금 액수와 무관하게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1~2분위에는 전액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고, 3~4분위에는 75%, 5~6분위에는 50%, 7~8분위에는 25%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득 상위 20%인 9~10분위에는 '든든학자금'(취업후 등록금 상환제) 대출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한 한편, 셋째 자녀부터는 소득과 상관없이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결국 박 당선인의 반값등록금 공약은 모든 학생에게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득 수준에 따라 등록금의 25~100%까지 차등해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올해 투입하는 예산은 총 2조7750억원이다. 이는 당초 안보다 5250억원 늘어난 것으로 1조7500억원이 투입된 2012년도 정부 예산보다도 1조250억원(58.6%)이나 많은 액수다.
지난해까지 소득 3분위까지였던 지원 대상은 올해 7분위까지로 확대됐다. 구체적인 소득분위별 지원액수는 인수위와 정부 협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지만 1인당 지원 액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이러한 반값등록금 추진에 필요한 재원 확충방안의 구체적 대안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대학 수가 늘어나고 대학에서 등록금을 계속 올릴 경우 정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가장학금이 자칫 부실대학의 연명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대학의 구조조정과 병행해 운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감사원이 113개 대학의 재정실태를 조사한 결과, 회계조작과 횡령비리 등이 난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작정 세금으로 지원을 늘리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다.
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은 "국가재정을 투입해 등록금을 깎아주면 당장엔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비싼 등록금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재무개선 노력을 하지 않고, 학생 등록금으로 학교를 경영하는 대학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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