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대기업집단 내부적인 출자까지 줄어들면서 장기불황에 따른 자금경색이 대기업집단도 예외가 아니라는 관측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자산총계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속한 상장사가 2012년 들어 현재까지 실시한 유상증자(특수관계인 참여)는 모두 6건으로 이 가운데 66% 이상에 해당하는 4건이 계열사 또는 특수관계인만을 상대로 한 3자배정으로 이뤄졌다. 이에 비해 2011년을 보면 전체 유상증자 7건 가운데 3자배정은 15% 미만인 단 1건뿐이었다.
2012년 이후 3자배정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대기업집단 상장사 4곳은 금호산업(2200억원), 금호타이어(1730억원), NH농협증권(1500억원), KT뮤직(200억원)으로 이를 통해 모두 5630억원을 모았다. 주주배정을 했던 회사는 포스코와 현대엘리베이터 2곳으로 당시 지분을 가진 모회사나 계열사도 참여해 각각 90억원, 200억원씩 출자했다.
이를 모두 합친 대기업집단 상장사에 대한 내부출자는 2012년 총 5820억원으로 이 가운데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던 금호산업ㆍ금호타이어를 빼면 액수가 1951억원까지 줄어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은 작년 금호산업ㆍ금호타이어에서 실시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3900억원 이상을 출자, 2년 만에 경영권을 회복했다.
이에 비해 2011년에는 대기업집단 계열사간 출자가 3배 수준인 6000억원을 상회했다. 당시에는 영풍그룹 인터플렉스만 3자배정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계열사로부터 500억원을 출자받았다. 현대엘리베이터(계열사 출자액 850억원)와 대성산업(245억원), STX(652억원), 한진해운(1003억원), KT(300억원), LG전자(2452억원)는 주주배정 방식이었으며 지분을 가진 계열사로부터도 5502억원을 조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상장사도 직접금융시장인 증시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라며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자금줄 찾기에 더욱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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