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0월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에서 열린 상장지수펀드(ETF) 개설 1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국거래 소 김봉수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떡을 자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한국처럼 순위에 민감한 국민도 흔치 않다. 과거 역사로 일본보다 우위에 있어야 하고 최근에는 미국과 함께 최대 강국인 중국을 눌렀다는 사실에 열광하는 게 한국 국민이다.
이 조건에 걸맞는 시장은 세계 4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다. 중국(10위)과 일본(11위)을 제친 저력은 한국거래소의 10년간 노력에서 나온다.
지난해 ETF 시장은 개설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2년 개설 당시 순자산은 344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순자산총액은 14조7177억원으로 43배 급성장했다. 상장종목은 2곳에서 지난해 129곳으로, 참여계좌는 1만개에서 38만개로 증가했다. ETF 투자 대중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국내 ETF 시장은 아시아내 거래소 중에 순자산 규모로는 일본, 홍콩, 중국에 이어 4위며 전세계 순위로는 10위다. 하지만 일평균거래대금은 대금은 5억1100만달러로 미국, 영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다.상장종목수도 지난해 기준 134개로 일본(139개)과 차이가 근소하다.
ETF는 투자자에게 저비용의 분산투자를 제공하고 증권시장의 장기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0년 10월 도입됐다.
이후 10년만에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쉽게 자산을 분산투자할 수 있고 매매가 쉬우며 보수가 낮기 때문이다. 또 거래소는 ETF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을 활성화시기는 유동성공급자에 대한 평가제도를 도입해 시장 투명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국내 주식뿐 아니라 파생상품, 채권, 해외주식, 실물자산, 통화 등 투자 상품의 다양화도 시장이 성장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초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구리실문 ETF가 상장됐다. 일반 투자자들도 직접 원자재에 투자하는 동시에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상품인만큼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한 것은 수익이다. ETF는 장기투자수단으로서 정기예금은 물론 부동산 투자 등 수익률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월 코스피200ETF를 산 투자자라면 지난해수익률은 약 256%다. 이 기간 정기예금과 부동산의 수익률은 각각 54.5%, 42.1%로 나타나며 4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특히 거래소는 지난 2009~2010년 아시아에서 제일 먼저 레버리지 및 인버스ETF를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이 두 ETF의 시장 거래 비중은 71%로 시장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거래소도 ETF 시장 성장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는 2020년에는 순자산 120조원의 글로벌 7위의 시장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ETF, 해외지수 등에 대해 스왑거래(선물환거래)를 활용한 합성복제ETF,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ETF 등 새로운 상품을 도입하는 한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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