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본회의를 통한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본회의는 25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 26일에나 열릴 수 있다.
정권교체기에 일부 조각 인선이 늦어져 새 대통령과 전 정권 장관들의 '어색한 동거'가 이뤄진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이처럼 내각이 통째로 구성이 안 된 적은 처음인 듯하다.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모두에게 있다. 박 당선인은 17일 여야 간 협상을 벌이고 있는 첨예한 시기에 먼저 발표한 6개 부처를 제외한 11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해버렸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들이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고 원안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고집"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대입 전형을 열심히 (준비)하는데 합격자부터 발표하는 웃지 못할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당선인이 지난 15일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 원내대표에게 전화까지 걸어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국회 본회의가 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26일에 열리게 돼 있다. 어차피 늦어진 마당에 두 부처의 장관 후보자는 여야 합의 뒤에 발표했더라면 상생의 정치를 보여주는 데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박 당선인의 원안 처리 요청에 매몰돼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산물임을 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독립성 보장 등 민주당이 요구하는 6대 요구안을 새누리당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민주당도 조직개편이라는 본래의 사안에 집중을 해야지 국정원 여직원 사건 등 또 다른 여야 간 쟁점을 볼모삼아 처리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국민에게 신임받기 어렵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개인 소유물도 정쟁의 산물도 아니다. 정부조직 개편 논의의 중심에 국민 안위가 있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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