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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왈제네거. CJ E&M 제공 |
19일 한국을 방문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얼굴에 주름이 선명했다.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 없었지만 폭넓은 어깨와 단단해 보이는 인상은 여전했다.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 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올해 나이 67세지만 그는 여전히 탄탄한 체력을 과시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영화 라스트 스탠드에서 일상에 지쳐 시골마을 섬머튼에서 은퇴생활을 즐기는 보안관 레이 오웬스를 맡았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영화배우로 유명하지만 70년대만 해도 보디빌더로 이름을 날렸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약한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덤벨을 잡았다. 지금도 보디빌더들이 선망하는 육체를 만든 그는 70년대부터 보디빌딩 대회 ‘미스터 올림피아드’를 8회 연속 제패했다. 그런 만큼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탄탄한 체력을 과시했다.
“극중에서 ‘아임 올드’란 대사가 나오지만, 아직 저는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작품에서 요구하는 모든 스턴트 동작을 할 수 있어요.”
그가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꾸준한 운동 습관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요가, 웨이트 트레이닝 등 운동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하는 습관을 지금까지 이어오는 자기관리로 지금도 여전한 남부러운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내한에서도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20일 일정을 앞두고도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했다. 비록 세월이 흘렀지만 그가 드는 덤벨 무게는 일반인이 보기만 해도 질릴 정도다.
실제로 영화를 함께 찍은 김지운 감독은 “영화 촬영하면서 체력을 키우려고 현지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 갔는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가 드는 덤벨 무게를 보고 조용히 체육관을 나왔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건 꾸준히 운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딜 가든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을 하고 그 다음 식사를 마치고 일을 나서는 게 일상이죠. 이번 영화도 그 체력으로 마칠 수 있었죠.”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할리우드에 첫 진출한 김지운 감독과 손을 잡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김지운 감독의 작품에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은 난리가 났다. 10년 만에 복귀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에게 많은 작품이 들어온 건 당연한 일이다. 이는 김지운 감독의 연출력을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인정했다는 증거다.
“할리우드 배우는 작품을 선택할 때 세계에서 흥행을 할 것인지 아닌 지를 생각하며 작품을 선택합니다. 김지운 감독의 작품 라스트 스탠드는 세계에서도 흥행할 가능성이 저에게는 보였습니다. 그래서 서슴없이 출연했죠. 영화는 한때 영웅으로 활약하던 경찰관이 은퇴한 인물이 돼 다시 나선다는 설정이죠. 나약한 면도 있고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었어요. 나이도 저랑 비슷하고 말이죠.”
하지만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처음부터 무조건 김지운 감독의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그는 김 감독이 연출한 작품을 모두 본 뒤 합류를 결정했다. 김 감독의 개성강한 연출력에 반한 것이다.
“저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을 모두 봤습니다. 영화 ‘놈 놈 놈’을 비롯해 ‘장화홍련’ 등 모든 작품을 말이죠. 김지운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스카우트할 만큼 개성강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함께 촬영하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김지운 감독에게 반했다. 19일 방한한 뒤 첫 일정이 바로 김 감독이 찍고 있는 단편영화 촬영장을 가는 것이었다. 당시 촬영장을 들러본 그는 한국영화의 발전된 기술에 감탄했다고 한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이 영화 ‘피에스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한국영화에 할리우드 배우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는 굉장히 역동적입니다. 김지운 감독의 촬영장을 방문했는데 기술이 놀랍더군요. 한국영화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어요. 특이한 것은 감독이 스태프와 배우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점입니다. 이는 유럽과 미국과 다른 점이더군요.”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사람 중에 한명이다.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보디빌더에서 성공한 액션배우가 됐다. 현재 할리우드는 스타가 되려는 많은 외국인들이 도전하고 싶어 한다.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그런 사람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영화배우, 작가, 감독이 되기 위해 매년 할리우드를 찾습니다. 저나 김지운 감독은 운이 좋은 축에 속하죠.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계속 실패하면서 도전하면 결국 누구나 성공할 수 있어요.”
세계를 강타한 영화 ‘터미네이터2’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명대사 ‘아일 비 백’을 남겼다. 그 대사처럼 10년 만에 그가 라스트 스탠드로 다시 돌아왔다. 세월은 피하지 못했지만 그는 강력한 액션연기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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