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감독원 및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휴대전화 보험 가입자 수는 2010년 약 108만5000명에서 지난해 6월 약 928만명으로 불과 2년사이에 9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접수된 휴대전화 보험 관련 분쟁도 전년(151건)보다 169.5% 급증한 407건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민원의 80% 이상은 ‘과도한 자기부담금’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고가 90만원짜리 휴대전화를 분실해 보험 처리할 때 가입자가 내는 자기부담금은 28만~34만원에 달한다. 일부 판매원들이 “자기부담금 5만원만 내면 고가 스마트폰 분실해도 문제없다”며 휴대전화 보험 가입을 유도하지만, 실제 부담금은 이를 훨씬 웃돈다.
이처럼 휴대전화 보험의 자기부담금이 많아진 이유는 보험금 지급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되면서 자기부담금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와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 휴대전화 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손해율이 올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 보험금 지급이 정액제로 운영될 때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KT는 2011년 9월 ‘olleh폰안심플랜’, SKT는 지난해 7월 ‘스마트 세이프’로 휴대전화 보험을 변경하며 자기부담금을 높였다.
문제는 보험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단말기 출고가가 몇 개월이 지나면 수십만원씩 가격이 떨어져, 구형 스마트폰 가격보다 자기부담금이 훨씬 더 많아지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험 적용이 안 되는 면책조항이 많아, 비싼 자기부담금을 지급하더라도 휴대전화 보험을 보상받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약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험에 가입하지만, 막상 문제가 생기면 이런저런 이유로 ‘쥐꼬리’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휴대전화 보험의 성격상 방통위, 금감원, 공정위원회 등으로 전담부서가 나뉘어져 있다는 점도 문제다. 새누리당 박민식의원은 이와 관련 “휴대전화 보험은 정부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부실관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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