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시민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검은 손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공공장소 등 무대를 가리지 않고 수법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접수된 소매치기 범죄 발생건수는 연간 1500~300건으로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과거 대규모 조직을 꾸려 범행에 나선 형태는 많이 사라졌다. 대신 4명 안팎으로 팀을 만들어 정해진 본인 역할에 충실하는 작은 조직들이 활개를 친다.
경찰청이 규정한 소매치기 수법을 보면 △핸드백을 예리한 면도칼 등으로 몰래 찢고 금품을 빼내는 '바닥치기' △남성들의 양복 안주머니를 째고 훔치는 '안창따기' △동전과 같은 물건을 떨어뜨려 시선이 옮겨지면 순간 목걸이 등을 끊어가는 '굴레따기' 등이 대표적이다.
가해자들은 지하철역, 버스터미널, 백화점, 상가 등 인파가 집중되는 장소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많은 돈을 소지한 때 여러곳에 나누고, 소매치기를 발견했거나 당한 경우 가까운 경찰서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우리나라 소매치기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1910년 일본의 전통적 소매치기 일명 '쓰리꾼'이 잠시 상륙해 전국으로 퍼지기도 했다.
1960년대 대형 소매치기 조직 12개파가 세를 넓혔고, 1970년대에는 군소조직 34곳이 난립했다. 이어 1980년대엔 서울에서 2곳의 대형조직이 활동하다, 경찰의 대대적 소탕으로 인해 대부분이 명맥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2000년 들어 경찰의 소매치기전담반이 해체되고 사회적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다시 수면위로 부상한 것이다. 일부에선 해외로 눈을 돌리는 원정단도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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