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정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8년 만에 재연된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정원 옛 심리정보국 사무실을 13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다. 사태의 책임은 단연 원세훈 전 원장에게 쏠린다. 원 전 원장은 퇴임 3일 만에 도피성 출국설에 휘말리기도 했고, 검찰은 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바라보는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18대 대통령 선거 개입 문제 뿐 아니라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경선에도 개입했는지 여부까지 파악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 확대에 대해 의혹을 떨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2일 국가정보원 기밀을 외부에 유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전직 국정원 직원 정모씨 등 3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3일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댓글을 단 것으로 의심되는 인터넷 사이트 8∼9곳에서 가입자들의 활동 내역을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해 진상을 낱낱이 파헤친다는 각오다. 국정원의 선거 정치 개입은 반드시 조사해서 처벌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검찰도 지난해 각종 비리에 연계돼 국민들로부터 신뢰가 떨어져 있다. 검찰이 이를 만해하기 위한 무리한 조사도 안된다.
이제 국민은 5년 뒤 국정원이 ‘세번째’ 압수수색을 당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 국가적으로도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국정원 직원들은 ‘정권의 국정원’에서 ‘국민의 국정원’으로 탈바꿈하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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