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출점·기존점 증축 등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 부담과 공간적 제약으로 변화에 따른 대응이 늦는 데 반해,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빠르게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장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자신만의 브랜드 있어야 한다"며 "유통업체들도 제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콘텐츠 개발에 힘을 써야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백화점 등 판매 채널의 힘이 막강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브랜드의 파워가 점차 강해지는 추세다.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브랜드 소비가 확대되면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유명 해외 브랜드의 경우 판매수수료·브랜드 가치 훼손 등의 이유로 백화점 입점을 꺼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방 백화점의 경우 해외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한 곳도 있다.
상황이 이렇자 유통업체들은 규모 확대와 더불어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들은 계열사를 이용해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경우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아르마니·돌체앤가바나·지방시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한섬을 인수한 것 역시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최근 한섬에서 단독으로 수입하는 브랜드를 주요 백화점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백화점들이 편집숍을 확대하고, 길거리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도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홈쇼핑들이 최근 몇 년새 PB 제품 및 협업 제품 확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PB상품의 경우 재고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마진이 높아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경우 일반 브랜드 상품보다 유리하다.
CJ오쇼핑은 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온리원 브랜드'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CJ오쇼핑은 별도 부서를 마련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온리원브랜드 매출 비중은 2010년 5% 수준에서 지난해 25%까지 커졌다.
GS샵의 경우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GS샵은 지난해 11월 손정완 디자이너와의 협업 브랜드 '에스제이 와니'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이승희·김서룡·이석태·홍혜진·김석원 & 윤원정 디자이너와의 협업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점포와 같은 하드웨어의 경우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지만 그 안을 채울 콘텐츠는 단기간에 완성하기 힘들다"며 "경쟁이 치열한 지금이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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