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가 코스피를 1950선까지 끌어내리자 서머랠리의 복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의 선물시장에서의 대규모 매물 출회가 현물시장으로 이어져 현·선물 동시 매도로 돌아설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이 조기에 출구전략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외국인의 선물 매도를 더욱 자극하면서 이 같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코스피200 선물을 1조300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반면 현물시장인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1억원의 사자 우위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하루 새 30포인트 이상 빠져 1950선까지 밀렸다. 이달 들어서는 2000선에서 1950선으로 불과 3일 만에 지난달 상승분을 반납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출구전략의 우려로 글로벌 전체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본다면 금리 상승은 금융기관의 평가손과 연관되며 이자비용의 확대 및 자본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면서 "미국 출구전략과 관련해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외국인은 유동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즉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를 조기에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자 이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외국인은 선물을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이러한 스탠스를 보이자 기관들도 매도세에 동참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연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팔자세를 보이고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선진 증시의 변동성 확대, 마디지수 저항에 따른 경계심리, 매물벽 소화, 펀더멘털 여건 감안 시 향후 코스피는 박스권 상단인 2050포인트 돌파 및 안착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며 국내 증시의 교착국면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미국 고용지표 및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확인과 내주 동시만기 등에 따라 외국인 선물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또 일관성은 떨어지더라도 환율 부담이 완화된 상태여서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스탠스의 점진적 개선이 예상되고, 뱅가드 펀드도 청산 막바지 단계로 전반적인 매도 압력은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임동락 연구원은 "코스피는 2000선을 중심으로 단기 공방전 이후 완만한 우상향 추세를 재개할 공산이 크다"며 "외국인 선호 경기 민감주와 연기금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업종대표주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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