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새누리당 이재오·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의견을 묻자 “개헌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할 사항이지만 새 정부는 민생에 집중해야 하니, 개헌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 총리는 “통치제도에 관한 문제에 ‘절대선’이 있지는 않다. 그에 대한 찬반과 선악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헌론 자체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정치구조를 비롯, 행정체계 등에 대해서는 국회를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 입장에서는 국정 과제를 확정하고 일자리 창출과 복지 문제에 전념하는 마당에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새 정부가 민생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여야 중진인 이·김 의원의 국회 대정부질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체로 여야 초·재선급 의원들이 주로 하는 대정부질문에 나서 약속이나 한 듯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의 대안으로 개헌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5선으로 원내대표와 특임장관을 지냈으며, 3선의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민주당 중진 의원이다.
이 의원은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니 역대 대통령들이 감옥을 가거나, 운명을 달리하거나, 친인척이 구속되는 등 퇴임 후 편안하지 못했다”면서 “전반적으로 국회의원들은 나라 발전을 위해 개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권만 잡으면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의회의 간섭을 받지 않는 조약체결권을 포함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에서 사생결단이 일상화하다 보니 정치권이 민생문제 해결에 무능해 국민의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의 자유가 높아지고 사회도 다양해지는데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집하는 것은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개헌 논의를 서둘러 연내 합의에 도출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함께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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