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화에 따르면 지난 4일 EU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11.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2개월 내 협상에 실패할 경우 평균 47.6%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맞춤형 이원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을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김승연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2010년 중국의 한화솔라원, 2012년 독일의 한화큐셀을 인수했다. 이후 안정적인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유럽시장에 편중됐던 판매지역을 다변화시키며 각 시장 특성에 맞춰 시장을 공략해가고 있다. 즉,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은 한화큐셀의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시장 지배력 강화 전략을, 유럽 외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시장은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한화솔라원 중심의 시장진입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 때문에 이번 판정으로 중국 기반의 한화솔라원은 타 중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한 반면 유럽 기반의 한화큐셀은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한화솔라원의 판매지역을 보면 지난해 1분기는 유럽의 비중이 52%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22% 수준까지 줄었다. 반면, 한화큐셀은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유럽 내 갖고 있는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앞세운다면 상당 부분 시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태양광 기업에 따르면 2011년 유럽 내 중국 제품의 비중은 80%로, 약 210억 유로(한화 약 31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유럽 내 경쟁사였던 보쉬와 솔라월드도 각각 사업 철수와 재무건전성 악화로 더 이상 경쟁 상대가 아닌 상황이다.
또한, EU의 판정으로 향후 중국 내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에서 유럽 태양광 기업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한화솔라원의 반사이익도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 태양광 산업계에 유럽 기업에 대한 정서가 악화되면 발전소 건설 수주는 물론 유럽산 패널 사용도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에 중국 내 자국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중국의 신규 발전소 설치량은 평균 8.4기가와트(GW)로 단일국가로는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설치량인 32.7기가와트(GW)의 약 26%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편, EU의 판정에 대응해 중국도 유럽, 미국,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검토 중이다. 내년 1분기부터 폴리실리콘 생산 예정인 한화케미칼은 아직 대상, 시기, 관세율 등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관세가 부과된다 해도 유럽에 기반한 한화큐셀 및 한화그룹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판매처 다변화로 위험을 최소화 한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은 향후 지속적으로 판매처를 다변화해 나가는 동시에 유럽 품질 인증 획득, 다양한 패키지 제품 개발, 모듈 생산능력 확대, 브랜드 강화 등을 통해 다변화 된 시장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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