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09년 10월 공급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본동 '래미안 트윈파크'.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형의 분양가는 4억6000만원대였다. 인근 같은 면적의 '한신휴플러스' 시세(3억7000만원)보다 9000만원이나 더 비쌌다.
이유는 바로 '조망권'에 있다.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 한강 조망권을 갖춘 36층의 몸값이 그렇지 못한 2층보다 30%나 높게 평가된 셈이다.
대표적인 한강 조망권 아파트로 꼽히는 삼성동 아이파크의 지난 2009년 2분기 실거래가는 28층이 29억5000만원, 3층은 22억3000만원으로 조망권을 갖춘 로열층과 비로열층 격차가 7억2000만원이었다. 지난 4년 새 거래가격이 3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는데도 이 아파트의 조망권 가치는 8000만원 정도 조정되는 데 그쳤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대명사로 통하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역시 로열·비로열층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워팰리스1차 164㎡형을 보면 2009년 1분기 45층이 28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시기 3층의 시세는 23억원이었다. 2년 후인 지난해 2분기 거래가격은 45층이 20억4000만원이었으며 중층인 11층(16억6000만원)과의 가격 차이가 3억8000만원에 달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자산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일수록 조망에 많은 신경을 써 집값 차이가 더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싱가포르는 요트와 유람선이 떠다니는 수변지역에 고급 주택과 빌딩 등이 대거 몰려있는데 주택 한 채 가격이 100억원을 호가할 정도다. 독일 마인강, 프랑스 세느강 주변, 중국 다롄 싱하이 공원 바닷가 주변 고급 주택도 시세가 수십억원에 이르는 초고가 주택이 대부분이다.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수변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가 인기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본동5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트윈파크'는 2009년 10월 분양 당시 최고 4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꽤 높았지만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새 아파트라는 매력 때문에 조기에 분양을 마쳤다"고 전했다.
한강 조망권의 가치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가 한강변 건축물에 대한 높이를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한강변에 개발되는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된 것이다.
더구나 올해 분양 예정인 한강변 아파트는 서울시가 제시한 층수 제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기 전 이미 건축심의를 받아놓은 단지들이라 용적률이 비교적 높게 적용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한강변에서 공급이 예정된 주요 단지는 5곳 5700여가구다.
삼성물산은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을 이달 내놓는다. 전용면적 59~114㎡ 총 773가구로, 이 중 26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아파트는 지금까지 공급된 래미안 중 한강과 가장 가까운 단지로 한강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한강 조망을 최대한 살려 남동, 남서향 배치로 각 동에서 한강과 밤섬을 볼 수 있다.
대림산업과 두산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성동구에서 각각 한강변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오는 10월 옥수동에서 옥수13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e편한세상 옥수'는 전체 1975가구(전용 53~120㎡)로, 이 중 6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두산중공업은 성수동에서 올 하반기 '서울숲 두산위브'를 분양할 계획이다. 약 640가구로 아직 정확한 가구 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전량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단지는 50층 이하 4개 동으로 구성됐다.
서초구에서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삼성물산은 잠원동 대림아파트를 재건축해 총 843가구 중 126가구를 9월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5㎡ 이하가 125가구에 이른다.
11월에는 대림산업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반포한신'을 공급한다. 총 1487가구 중 667가구(전용 59~230㎡)가 일반분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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