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무산으로 중국의 향후 역할이 더 커졌다는 평가이다.
도발 태세를 늦추지 않던 북측이 갑자기 남측의 당국자 제안을 받아들인 데 대해 중국의 압박이 어느 정도 통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정부는 비록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됐지만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미·중 3각 협력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압박'이라는 기존의 전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오는 27일 예정인 한·중 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교 관계자는 13일 "남북 당국회담 무산과 상관없이 이런 논의가 되기 전보다 한·중 정상회담이 중요해 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공감을 표하면서 현재의 한·중 간 유대감은 어느 때보다도 강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이끌어낸다면 북한이 다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관측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탕자쉬안(唐家璇·75)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이 12일 오후 방한, 오는 16일 윤병세 외교장관을 만나 정상회담 이전에 양국 간 의제를 조율할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13일 "어제 저녁 서울에 도착한 탕 전 국무위원이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의제 조율차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은 우리 외교부의 초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탕 전 국무위원의 방한이 남북 당국회담을 의식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소식통은 "방한을 결정한 당시에는 남북 간 회담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고, 또 회담 무산 소식도 서울에 도착한 직후에야 접했다"고 말했다.
탕 전 국무위원과 동행한 인물은 한국통으로 통하는 싱하이밍(邢海明) 아주국 부사장(부국장급)이다. 싱 부사장은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중국 대리대사직을 맡아온 인물로 한국어 구사능력도 수준급이다.
탕 전 국무위원은 현직에서는 물러났으나 아직 대일외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통인 동시에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대(對) 한반도 업무를 오랜 시간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한·중 수교 이전부터 한·중 간 고위층 교류와 한반도 업무를 주관해 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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