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이퍼는 신임 사장에 주 사장을 선임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다음달 1일부터 회사에 정식 출근한다. 1954년생인 주 사장은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코넬대학교대학원 경제학 석사 및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 재정경제원을 거쳐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지역경제과 과장을 역임한 뒤 1999년 4월 삼성전자 자금팀 담당 이사로 이동했다.
재임 기간 동안 자금팀 담당 상무이사, 경영지원총괄 IR팀장(부사장)을 지내며 국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 창구로 활약하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주에서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등 소위 1위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착시키며 현재의 성장에 밑거름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세계 투자자들과 직접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본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 ‘삼성전자의 입’이었다.
2009년 삼성증권 부사장(보좌역)으로 물러난 뒤 퇴직연금 본부장, 퇴직연금 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끝으로 2012년 4월 KDB금융지주 수석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년 3개월여 만에 제조업체 CEO로 돌아왔다. ‘CEO’라는 타이틀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신문용지 생산 및 중질지 업체인 전주페이퍼는 세계시장 진출을 통한 지속가능성장을 꾀하며, 이의 적임자로 주 사장을 낙점했다.
종이 수요의 지속적인 온라인 매체로의 이동, 유럽의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전주페이퍼는 쉽지 않은 영업환경에 처해 있다. 올 1분기 국내 신문용지 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약 12.9% 하락한데다가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신문사 광고수주는 전년에 비해 약화됐으며,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전주페이퍼는 수출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 물량을 지속 늘려 나가는 중이다. 회사의 수출판매량은 1분기 8.3%의 신장세를 보였다. 전주페이퍼는 주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내수물량 감소를 대체하기 위한 수출물량 증대 전략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도 “주 사장이 글로벌 조직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전주페이퍼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 사장은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 가동 등 전주페이퍼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려 성공시켜야 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전주페이퍼는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의 연료인 고형연료를 공급하는 전주에너지를 설립했으며, 한빛그린환경을 인수해 고형연료 공급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한편, 전주페이퍼는 삼성그룹과도 인연이 있는 업체다. 1965년 1월 세한제지로 설립된 회사는 1968년 8월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인수해 전주제지로 사명을 변경해 25년간 삼성그룹 계열사로 있다가 1993년 한솔그룹으로 계열 분리됐다. 이어 5년 뒤인 1998년 한솔그룹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전주공장의 신문용지 부문을 매각함으로써 ‘범 삼성가’와 결별했다. 이후에도 팝코전주, 팬아시아페이퍼. 한국노스케스코그로 상호를 꾼 회사는 2008년 새 주인이 인수하며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