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민은행이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베이징=신화사] |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2분기 정기통화정책회의에서 인민은행은 "최근 중국의 경제금융운용상황은 안정적이며 물가역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긴축기조를 지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인민은행망이 24일 전했다. 인민은행은 "세계경제가 호전되고 있지만 금융형세는 아직도 복잡하다"며 "필요하면 선제적으로 미세조정할 것"이라고 그간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회의는 "더 강하게 금융 리스크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을 비롯해 화폐정책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했다.
인민은행이 지난주 예상을 뒤집고 유동성을 회수하자 지난 20일 콜 금리(은행간 초단기 금리)가 무려 527베이시스 포인트(1bp=0.01%) 치솟았었다. 이에 인민은행은 다시 돈을 풀었고 당일 콜금리는 442bp 빠져 8.43%로 가라앉았다. 이 하락폭은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최대였다. 이로써 시중에 금융이 경색돼 있음이 확인됐지만, 인민은행은 정기회의를 통해 긴축정책을 지속할 뜻을 천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신화통신은 논평을 통해 "시중에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 가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많은 대형 금융기관이 자산운용상품에 대규모 투자하고 있으며 투기 자금과 사금융도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이 돈줄을 조인 것은 '그림자 금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해석했다. 신화통신은 인민은행 정책 기조가 “유동성의 양보다는 질로 옮겨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민은행의 긴축지속 방침은 중국내 금융리스크를 없애기 위한 차원이다. 중국 민간 부채 비율이 지난해 3분기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68%까지 치솟았다. 이 비율은 4년 전만 해도 119%에 그쳤었다. 또한 중국의 부실채권도 2009~2010년의 과다한 재정정책으로 말미암아 기록적인 17조50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중국에는 강한 처방이 불가피하며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성장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책당국이 성장률을 포기해서라도 리스크해소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서도 지난 21일 상하이 기자회견에서 “중국 지도부가 (급격한 성장 둔화에도) 마냥 움직이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올해 성장 목표를 7.5%로 낮췄으나 월가 일각에서는 심지어 6%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극히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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