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금융 불안으로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 증시도 예외는 아니지만 낙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등 한국 증시가 이미 많이 저평가돼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향후 반등폭도 클 수 있다고 전망한다.
26일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세계 주요 17개 나라의 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9.8% 떨어져 평균 하락률인 12.3%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다.
이 기간 필리핀과 브라질 증시는 20% 가까이 하락했으며, 아베노믹스로 급등했던 일본 증시도 15% 이상 폭락했다. 중국(-14.7%)과 이탈리아(-13.7%), 스위스(-13.5%)도 부진했다.
우리나라 증시보다 하락폭이 적었던 나라는 미국과 독일, 인도, 말레이시아 뿐이었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절대적 비중의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하락률이 그리 크지않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의 이유로 이달 들어 주가가 15% 이상 빠졌다"며 "삼성전자와 중국 경제지표 부진 영향을 빼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낙폭은 적은 반면 저평가 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3배로 지난 2011년 9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때인 0.98배보다 낮아졌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많은 산출 방법이 있지만 PBR은 주가의 바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라며 "현재 코스피가 PBR 1배 미만으로 갈 이유는 없는 점을 고려하면 PBR 1배 수준에서 단기 저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도 "코스피지수는 선진국 대비 40% 정도 할인된 상태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평균인 10%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양적완화 축소 여파 등 악재가 사라지면 반등폭이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8.92포인트 오른 1783.45로 장을 마쳐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도 12.11포인트 뛰어오르며 493.07를 기록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시장 방향성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진 것은 아니고 투신권과 기관의 저가 매수가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지만 매도 강도는 약화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과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 가치도 급락세를 멈추는 등 향후 정보기술(IT)과 산업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