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에는 휴가 때 주로 삼성동 자택에 머물렀지만, 취임 후 첫 휴가인 만큼 지방에 내려가 지친 심신을 모처럼의 휴식으로 재충전하면서 외교 및 경제 현안 등을 중심으로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 휴가 기간 동안 평소 만나지 못했던 여러 사람을 비공개로 만나 여론을 청취하고, 주요 국정과제 추진 상황을 꼼꼼히 검토하며 향후 정국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공방으로 여야 정치권과의 불편해진 관계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도 큰 숙제다. 하반기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로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는 남북 문제 등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휴가 구상은 오는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휴가 전, 이르면 이번 주부터 몇몇 공공기관장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원전 비리와 관련해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설비 납품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공공기관 기강잡기 차원에서도 기관장의 인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이 이 인사를 통해 공공기관 개혁과 일자리 창출 등 후반기 국정 추진의 의지를 안팎에 천명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한편, 휴가기간 박 대통령이 읽을 책의 목록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달 19일 ‘2013년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이 주고받은 철학서신인 <답성호원>, 알베르 까뮈의 <일러스트 이방인>, 로맹 가리의 데뷔 소설인 <유럽의 교육>, 김정현 교수의 <철학과 마음의 치유>,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김도환) 등 5권을 구입한 바 있다. 주로 철학, 역사, 소설책이었다.
휴가지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경호상의 이유를 들며 밝히지 않았지만 대통령 별장이 있는 경남 거제의 저도가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박 대통령이 중학교 2학년 때인 1967년 7월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낸 추억의 장소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동생 박지만 씨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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