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물질을 찾으면 암세포가 자살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 지난달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암세포에는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세포가 죽지 않게 하는 유전자 조절 단백질인 NF-κB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존재함이 알려져 있다.
특정 원인으로 인산기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붙어 있으면, 세포사멸 억제 유전자를 계속 활성화시켜 사멸을 막는 인자 등의 과도한 생성을 유도해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등과 같은 중증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암세포에서 NF-κB가 과다활성을 띠는 원인을 알아내 이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려는 연구가 활발했다.
연구팀은 암세포에서 NF-κB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원인으로 단백질 PHF20이 NF-κB와 결합해 붙어 있는 인산기를 떼어내는 역할을 하는 탈인산화효소(PP2A)가 NF-κB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기 때문임을 알아냈다.
NF-κB에 인산기가 계속 붙어 있으면서 세포 자살을 막는 유전자를 계속해서 자극해 결과적으로 암세포의 자살이 둔화되고 성장과 전이가 촉진된다는 것이다.
PHF20과 PP2A가 서로 경쟁하면서 NF-κB와 결합하는 관계로 세포가 암세포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많이 생성되는 PHF20가 NF-κB와 계속 결합함으로써 PP2A를 견제하고 NF-κB의 활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뇌암이 진행될수록 PHF20은 많이 만들어지고 인산기가 붙어서 활성화된 NF-κB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뇌암 진행정도에 따른 생물학적 표지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라 항암제 개발에 있어서 PHF20와 NF-κB의 결합을 조절하는 물질이 새로운 타겟물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암세포 성장 생리를 이해하고 향후 이를 이용한 암세포에서 특이적인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방식의 항암제 개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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