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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삼계탕, 수입산 닭고기 불가피?…"국내산 너무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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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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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배상희 기자= # 서울 종로에서 삼계탕 가게를 운영하는 김민주씨(43)는 초복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국내산 생닭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인상률이 높아 수입산 생닭 사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김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삼계탕 가격을 1000원이라도 올렸다가는 쏟아지는 손님들의 불만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초복을 앞두고 닭고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높은 생닭 가격에 음식점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격이 치솟자 일부 음식점들은 국내산 닭고기 대신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으로 수요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0일 축산유통정보센터에 따르면 닭고기 1㎏당 가격은 1954원(9일 기준)으로, 지난달 10일 1728원에 비해 12%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소매가도 6007원에서 6333원으로 올랐다.

문제는 초복 1~2일 전에는 생닭 가격이 더 크게 오를 것이란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복에도 복날을 일주일 앞두고 생닭 가격이 1㎏당 300원 이상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1㎏당 최고 1800~1900원이던 생닭 가격이 올해는 벌써부터 2000원을 오르내리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서울 도봉구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밀가루 등 원재료값 상승에 이어 닭고기 가격까지 뛰니 가격인상 압박이 엄청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영세 음식점들은 수입산 닭고기로 복날을 맞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에는 전체 닭고기 소비량의 20%가량이 수입산이었지만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1~5월까지 닭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나 증가했다. 6월 수입량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은 미국, 브라질, 칠레 등이다.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능한 한 국내산 닭고기를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동네 치킨집들은 원가 압박을 감당하지 못해 수입산을 적극 검토 중이다. 1㎏당 200~500원가량 오른 국내산 닭고기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닭고기 수업업체 관계자는 "국내산 생닭 가격의 상승은 성수기를 앞둔 업계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단체급식·식당 등 삼복 시즌을 맞아 물량이 대량으로 필요한 단체에서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삼계탕 가격이 지난 5년 동안 주재료인 생닭 가격보다 5배나 더 올랐다고 발표했다.

2008∼2012년 국내산 닭과 삼계탕의 가격 인상분을 조사한 결과, 생닭이 2034원에서 2404원으로 370원 오른 반면 삼계탕은 1만993원에서 1만3091원으로 무려 2098원이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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